EBS 세계의 명화 30일 오후 11시10분
두 여배우의 인생을 대조시키면서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할리우드의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친 영화. 카밀라와 다이앤은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젊은 여배우들로 둘은 절친한 친구이자 연인 관계이지만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걷게 된다.
카밀라는 든든한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영화의 주연까지 따내고 영화 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승승장구하지만, 다이앤은 단역을 전전하며 믿었던 친구이자 애인인 카밀라의 배신으로 몹시 고통스러워한다.
영화를 통해 우리는 인생에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생각하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 30분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두 시간 내내 다이앤의 시각에서 과거와 환상이 교차되는 세계를 풀어나간다. 전반부는 주인공인 베티(결국 다이앤과 같은 인물)의 꿈(환상)에 해당되고, 후반부는 현실에 해당한다. 전반부에서 베티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리타의 과거를 찾아주기 위해 오디션도 마다하고 뛰쳐나갈 정도로 친구에게 헌신적이었지만, 후반부인 현실 세계에서 다이앤(결국 베티)은 성공한 카밀라에게 버림을 받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데이비드 린치(63) 감독은 1977년 선보인 '이레이저 헤드'(Eraser head)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기괴한 스토리만큼이나 그로테스크한 연출로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았지만 소수의 마니아층을 형성하면서 컬트 영화의 대명사가 된 작품. 하지만 데이비드 린치는 이후 '엘리펀트 맨'(The Elephant Man·1982)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면서 하루아침에 할리우드의 주류 영화감독이 됐다. 게다가 주류 영화의 형식을 섞어 만든 '블루 벨벳'(Blue Velvet·1986)의 성공에 힘입어 그는 주류 영화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입지를 굳혔다.
1989년에 제작을 시작한 텔레비전 시리즈 '트윈 픽스'(Twin Peaks)가 미국 전역에서 크게 성공하고, '광란의 사랑'(Wild at Heart·1990)으로 칸 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2001년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를 발표했고, 최근작으로는 2006년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가 있다. 러닝타임 147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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