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통산 344호…홈런 폭발 삼성, 한화 대파

입력 2009-05-29 07:55:49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로 유명한 구장이기 때문인데 이는 해발 약 1천600m 고지에 구장이 위치한 덕이 크다.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날아가는 거리가 평지보다 약 9%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쿠어스 필드가 있다. 홈런이 양산되는 청주구장이 그곳이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갖춘 한화 이글스는 대전에 이어 제2의 홈구장인 이곳에서 더욱 위력을 떨쳤다. 4월28~30일 LG와의 첫 청주 3연전에서 무려 홈런 12개를 터뜨린 것. 청주구장은 좌우 펜스(98m)와 달리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10m로 다른 구장들보다 10여m 이상 짧아 홈런이 나오기에 좋은 구조다. 장거리포가 주무기인 한화로선 더욱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26일부터 한화와 3연전을 갖기 전 삼성 라이온즈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팀 홈런 부문에서 단연 선두(66개)였지만 삼성은 34개로 단독 꼴찌였기 때문. 한화전에 강하다곤 해도 경기가 열리는 곳이 청주라는 점은 마음에 걸렸다. 1차전 승리로 한숨을 돌리나 싶던 삼성은 아니나 다를까 2차전에서 홈런 1개를 친 반면 한화에게 홈런 5개를 두들겨 맞으며 무너졌다.

하지만 28일 삼성은 전날 당한 수모를 그대로 되갚았다. 홈런 1개를 허용했지만 홈런 5개를 터뜨리며 한화를 11대1로 대파했다. 1~5번 타자인 신명철, 최형우, 강봉규, 양준혁, 박석민은 모두 1개씩 아치를 그려냈다. 한화는 선발 투수 김혁민이 2와 2/3이닝 만에 홈런 3개를 맞는 등 5실점하며 강판당했고 6회말 빅터 디아즈의 솔로 홈런으로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삼성은 2회초 박석민의 투런 홈런으로 시동을 걸었다. 3회초에는 신명철이 2점 홈런을 쏘아올렸고 최형우가 연속 타자 홈런으로 뒤를 받쳤다. 5대0으로 앞서던 4회초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현재윤의 안타, 신명철과 최형우의 볼넷 등으로 만든 2사 만루의 찬스에서 강봉규가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는 만루 홈런을 작렬,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 여기에 양준혁의 솔로포를 더했다.

숨죽이고 있던 삼성의 장타력은 이날 봇물 터지듯 폭발했다. 8회초 신명철의 적시타로 얻은 1점 외에 삼성이 이날 얻은 10점은 모두 홈런으로 쌓은 것. 26일 채태인의 홈런 2개, 27일 박석민의 홈런에 이어 이날 홈런 5개를 추가한 삼성은 팀 홈런 42개로 두산과 공동 7위가 됐다. 29~31일 선두 SK 와이번스와 대구 홈경기를 갖는 삼성으로선 타선이 살아난 것이 더욱 반가웠다.

제구력에 약점을 안고 있는 삼성 선발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는 타선 지원에 힘입어 부담을 벗은 채 역투, 비교적 수월하게 승리 투수가 됐다. 볼넷 4개를 내줬으나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6이닝을 버티며 불펜을 아끼는 데도 공헌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8일 야구 전적

삼 성 023 500 010 - 11

한 화 000 001 000 - 1

▷삼성 투수=크루세타(3승) 지승민(7회·1세이브) ▷한화 투수=김혁민(3패) 윤규진(3회) 마정길(8회) 최상덕(9회) ▷홈런=박석민(2회 2점) 신명철(3회 2점) 최형우(3회 1점) 강봉규(4회 4점) 양준혁(4회 1점·이상 삼성) 디아즈(6회 1점·한화)

SK 7-1 KIA(문학)

LG 13-3 롯데(사직)

히어로즈 4-0 두산(잠실)

■29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 - SK 전병두(대구)

한화 류현진 - 두산 홍상삼(대전)

히어로즈 마일영 - 롯데 송승준(목동)

LG 봉중근 - KIA 윤석민(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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