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멩코'는 대단히 자극적인 춤이다. 집시들의 자유로운 영혼과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이 빚어낸 플라멩코는 열정적이라는 한 마디의 수식어만으로는 형용하기 어렵다. 남녀 무용수들이 때로는 절제된 동작으로, 때로는 열정적인 몸짓으로 리듬에 맞춰가며 추는 이 춤에는 보는 이의 피를 뜨겁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6월 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대에 오르는 '푸에고(Fuego)'는 '플라멩코의 국보'로 칭송받는 전설적인 무용수 카르멘 모타가 이끄는 스페인의 국보급 무용단이 펼치는 댄스 뮤지컬이다. '푸에고(Fuego)'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라는 뜻으로 가슴 속 사랑을 불꽃처럼 일으킨다는 뜻. 카르멘 모타 무용단은 1977년 창단 후 전세계 순회 공연을 벌이고 있는 월드 팀이다. 수성아트피아 측에서도 "이번 '세계 걸작 대구 초연전' 시리즈 4개 작품 중 가장 강력하게 추천하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플라멩코의 매력은 인간 감정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력. 지난해 LG아트센터 공연을 위해 내한했던 카르멘 모타는 "독특한 음악, 대중적인 노랫말, 몸의 움직임에 뿌리를 둔 플라멩코는 삶을 이해하는 방식"이라며 "음악과 춤을 통해 기쁨, 슬픔, 분노, 사랑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를 불문하고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이번 '푸에고' 공연에서는 플라멩코의 진수를 한 자리에서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1부는 라스베가스식의 화려한 군무로 막을 연다. 남성 무용수와 여성 무용수의 대비가 돋보이는 무대는 무용수들의 심플한 의상과 모던 댄스를 적절히 결합한 안무가 스페인의 열정을 보여준다. 일종의 퓨전 플라멩코다. 2부에서는 스페인의 흥건한 선술집을 연상시키는 전통 플라멩코를 선보인다. 흔히 플라멩코 하면 떠올리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무용수들은 바닥을 끄는 겹겹의 긴 치마(바타 데 콜라)를 발끝으로 쳐내며 펄럭인다. 격렬하게 손뼉치는 '빨마스'의 긴박한 박자로 관객의 숨을 막히게 한다. 특히 2부에서 펼쳐지는 여자 무용수와 남자 가수의 러브 스토리는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대목. 자신의 장기를 뽐내듯 차례로 진행되는 무용수들의 독무도 볼거리다.
재미있는 대목은 카르멘 모타와 이번 공연 안무를 맡은 호아킨 마르셀로가 모자(母子)지간 이라는 점. 특히 호아킨 마르셀로는 8세 때 수막염으로 청력을 잃어버린 장애인이지만, 그의 안무에는 전율과 감동이 넘쳐 흐른다. '세계 걸작전'이라는 타이틀에 모자람이 없는 공연으로 기대된다. 공연 시간은 오후 7시 30분. 공연 문의 053)666-3300.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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