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헌혈자 수 전년동기 대비 8.4% 증가
해마다 되풀이됐던 피 가뭄 현상이 해갈된 듯하다. 왜 일까? 종전의 단체 헌혈에서 '헌혈의 집'을 통한 개인 헌혈로 정책을 바꾼 게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인헌혈과 단체헌혈 비중이 50대 50이던 것이 올해는 55대 45로 개인 헌혈이 많아졌다.
◆전국 현황
올해 1분기 헌혈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해 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사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헌혈자수는 57만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2만5천880명보다 4만4천177명이 증가했다.
헌혈 방법별로는 혈장성분 헌혈자가 9만4천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만6천742명보다 3만7천315명이 늘어 65.8%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혈소판성분 헌혈자가 1만9천927명으로 지난해 1만8천809명보다 1천118명이 더 참여해 5.9% 늘었고, 전혈(全血) 헌혈자도 45만6천73명으로 지난해 45만329명보다 1.3%(5천744명)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올해 1분기 헌혈자가 증가한 이유는 헌혈의 집을 찾은 개인 헌혈자가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헌혈의 집 헌혈자수는 33만6천1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만4천174명에 비해 5만1천966명(18.3%) 증가했다. 반면 단체 및 거리 헌혈자는 23만3천917명으로 지난해 24만1천706명에 비해 7천789명이 줄었다.
헌혈의 집을 통한 개인 헌혈자가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수혈용 혈액수급 상황도 크게 호전돼 예년과 달리 동절기 수혈용 혈액 공급에 큰 어려움은 없다. 대구경북혈액원 한상우(53) 운영과장은 "매년 1월의 경우 수혈용 혈액 확보가 어려워 혈액보유량이 하루에서 이틀치에 머물렀다며 올해 1월의 경우 혈액보유량을 꾸준히 이틀분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년 1월이면 수혈용 혈액부족으로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군부대 장병들로부터도 헌혈을 받아 혈액을 공급했으나 올해는 그러지 않아도 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헌혈의 집을 찾는 헌혈자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헌혈의 집 확충사업에 의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대형 헌혈의 집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혈액관리본부는 2004년부터 국고 지원을 받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넓은 휴게공간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안락한 분위기의 대형 헌혈의 집 48개소(신설 19개, 개선 29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형 헌혈의 집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헌혈할 수 있도록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내일센터'를 개소, 대학생들을 위한 편의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대구경북 현황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20일 현재 2천215유니트(Unit:1인 헌혈량 단위로 320㎖, 400㎖)의 혈액이 남아있다. 지역에서 필요한 하루 소요량이 492유니트인 것을 감안하면 4.5일분의 여유가 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올 1~4월 헌혈자수는 6만9천7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7천599명보다 1만2천148명이 늘었다. 단체헌혈은 2만8천2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천430명보다 795명이 늘었으나 헌혈의 집을 통한 개인헌혈은 4만1천522명으로 지난해 3만169명보다 1만1천353명이나 크게 늘었다.
혈액원 관계자는 "혈액 적정 재고량이 5일분인데 개인 헌혈이 늘어나면서 4.5일분의 재고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며 "혈액 수요와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헌혈인구가 늘어난 데는 개인 헌혈이 많은 '헌혈의 집'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동성로 헌혈의 집은 전국 두 번째 개인 헌혈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경우 이곳에서는 2만6천601유니트의 피를 뽑아 전국 헌혈량(16만9천300유니트)의 약 16%를 차지했다.
현재 대구경북에는 동성로 헌혈의 집을 중심으로 2'28기념중앙공원, 중앙로, 반월당, 대구'경북혈액원, 대구보건대, 대구대, 경북대, 포항, 안동 등 10곳에 헌혈의 집이 있다. 특히 5년 전부터 국고 보조금 확충으로 헌혈의 집을 크게 늘리고 시설도 고급화'대형화해 헌혈의 편리성과 안락함을 갖췄다. 동성로 헌혈의 집 관계자는 "평일은 물론 주말에는 100여명 이상 시민들이 헌혈봉사를 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며 "고무적인 것은 헌혈자 대다수가 10, 20대 젊은층이라는 점으로 학생 헌혈이 전체 헌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허정배(24'대학생)씨는 "고등학교 때 친구 따라 와 헌혈을 시작한 이래 벌써 36회나 헌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대학생인 진성희(22)씨는 헌혈하면 상품권(3천원)을 주고, 3번 헌혈하면 1학점을 딸 수 있다는 말에 솔깃했다고. 회사 출장 갔다가 회사에 들어가는 길에 헌혈의 집에 들렀다는 배홍기(45'회사원)씨는 "특별히 하는 사회봉사 활동이 없어 건강검진 겸 봉사활동의 하나로 헌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혈의 경우 2개월이 지나야, 혈소판'혈장의 경우 2주가 지나야(1년에 24번 이내) 헌혈을 할 수 있는 제한 규정이 있다.
◆세계 헌혈자의 날 기념행사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는 헌혈의 중요성과 헌혈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세계 헌혈자의 날'(6월 14일)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내달 13일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기념식 및 유공자 표창, 다회 헌혈자 초청 축하공연(KBS1TV 열린음악회)이 펼쳐진다.
전국자전거투어 헌혈캠페인도 평쳐지는데 이달 31일 제주도를 출발해 내달 13일 서울에 도착한다. 대구는 내달 6일 열리는데 동참할 뜻이 있는 시민은 누구나 자전거를 타고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 헌혈약정단체, 기업 등과 연계한 다양한 행사가 계획돼 있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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