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일(화) 오후 7시30/우봉아트홀
아름다운 5월, 모든 꽃봉오리 터질 때, 나의 마음속에도 사랑이 싹텄네.
아름다운 5월, 모든 새들 노래할 때, 나 그녀에게 고백했네.
나의 그리움과 갈망을…
낡고 몹쓸 노래들, 사악하고 못된 꿈들을 이제 모두 묻어버리세.
커다란 관을 가져오게나.
하이델베르크의 술통보다 크고, 마인츠의 다리보다도 긴 관을
그대들은 아는가? 왜 그 관이 그렇게 크고 길고 무거워야 하는지…
그렇게 거대한 관에는 거대한 무덤이 어울리니까.
나 그 속에 나의 사랑도 나의 고통도 함께 넣으려네.
음악의 시인 로베르트 슈만이 작곡한 연가곡 '시인의 사랑'에 사용된 독일시인 하이네 시의 일부이다. 5월의 사랑으로 맺어진 한 지도자의 죽음과 그를 잃은 허전함과 삶의 허무를 이야기하는 듯 그 내용에 마음이 아리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 때문에 전국이 깊은 생각과 슬픔에 잠겨있다. 그래서 필자도 즐거움을 주는 기획공연물이나 축제적 음악회보다는 내면세계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소리의 울림을 깊이 음미하면서 삶을 돌아볼 수 있을 만한 음악회를 소개한다. 테너 김무중 독창회.
그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의 교수로 이순이 되기까지 독일 가곡의 연주를 고집해 왔으며, 매년 두 번씩 고집스럽게 독창회를 가져왔다. 그의 음악회 타이틀에는 거의 예외 없이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성격의 포트락스아벤트(Vortragsabend)란 독일어 명제가 붙어왔다. 또한 대부분의 대구의 성악가들이 이탈리아어로 된 작품들과 오페라 무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볼 때 김 교수는 이미 은퇴한 안추자 교수(대가대)와 경북대의 심송학 교수를 비롯해 젊은 소프라노 홍예지, 현인애, 김현미 등 독일 예술가곡의 연주에 사명감을 느끼고 있는 고독한 성악가들 중 한 사람이다. 보편적인 시각으로 보면, 그들은 외로이 자신들의 음악세계에 사는 듯 보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면 그들 스스로는 이탈리아적 음악성으로는 감히 느끼지 못할 충만한 감정 표현의 세계를 헤엄치며 살아가고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독일 가곡에는 외적 화려함보다 내면적 아름다움이 충만하다. 아픔, 슬픔, 환희, 자유, 희망, 그리고 분노와 실망 등 피부와 심장을 쓸어내리듯 소름돋게 하는 표현의 극치. 특히 님이나 사랑으로 표현될 만한 비전을 지녔던 그 누군가를 잃은 안타까움이 몰려올 때는 눈을 감고 가사의 내용을 음미하며 깊이 음악의 늪에 빠져볼 만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이번 음악회의 프로그램에는 한 연주회에서 한 작품만 들어도 행복해 할 만한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 전곡과 더불어 흔히 연가곡의 효시라 알려진 베토벤의 '멀리 있는 연인에게', 그리고 하이든의 '스코틀랜드와 웨일즈 민요'가 연주된다. 협연자는 계명·쇼팽음악원의 초빙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박미선을 비롯 이동열(첼로)과 윤민경, 최숙영(피아노)이며, 피아노 반주만으로 진행되는 딱딱함을 피해 음향의 다양성을 줌으로 한층 더 큰 음악적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작곡가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