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27일 "인간 노무현과 정치인 노무현은 달랐다"고 말했다. "그분은 인간적으로 수줍음이 많으시고 말을 가려 하셨다. 정치는 과단성 있게 밀고 나갔다. 돌발성이 문제가 돼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만큼 순수하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고했다.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뒤 일부 정치인이 그의 곁을 떠나는 과정을 지켜봤다. 어느 날 노 후보가 추 의원실로 찾아 왔다. "추 의원, 좀 도와주소." 노 후보는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추 의원은 "도와 달란 말씀 안 하셔도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이 크게 기뻐하던 표정이 선연하게 떠올랐다. "그 뒤로 일부 가치, 의견이 달랐지만 정치적인 면, 공적인 면에서 열심히 도우는 관계가 됐다"고 밝혔다.
"생전에…, 한번 만나서 이런저런 소회를 풀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는 추 의원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추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민주당을 떠나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민주당에 잔류하고 참여정부에 동참하지 않았다.
추 의원은 2002년 대선 포항 유세 때 포항비행장에서 노 전 대통령과 손을 잡고 걸어간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그때 노 전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 "추 의원, 희생이 없으면 얻어지는 것도 없지요. 크게 희생하고 크게 받을 수 있는 날이 추 의원에게도 왔으면 좋겠네요." 그때가 떠났던 동지들이 다시 모여들던 시기였다. 추 의원은 "그는 그런 고마움을 잊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인간사에 왜 한이 없겠느냐. 다 털어 버리시고 가시라"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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