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26일 "세상의 강퍅함이 '바보 노무현'을 떠밀었다. 벼랑 끝에 홀로 서 있었을 그를 생각할수록 눈물이 난다"며 말끝을 흐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 의원의 첫 인연은 20여년 전 부마항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부산지방 위원장(노 전 대통령)과 서울 중앙본부 집행위원(김 의원) 자격으로 만났다. "앞뒤 재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하는 그를 보면서 한 수 배웠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3당 합당 반대로 인한 꼬마민주당, 범야권 통합을 위한 국민통합추진위원회까지 10여년을 이어갔다. 1997년 3당 합당을 주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권 세력을 다시 규합하면서 이별했다. 조순 전 총재와 민주당에 잔류한 김 의원은 이별이 아니라 애별(哀別)이었다고 했다. "울고 불고 옷자락 붙잡고 눈물 콧물 뒤섞여 정신없이 울었다"는 것.
그러다 재회한 것은 대통령 당선 직후였다. 당시는 지지 기반이 약한 소수파였다. 그래서 집권 초기엔 청와대에서 소주잔도 곧잘 나누곤 했단다.
김 의원은 바지춤의 혁대를 가리켰다. 1992년 총선에 낙선해 원외 최고위원이 된 노 전 대통령이 기자들과 함께한 포장마차에서 허리띠를 풀어 머리에 묶더니 "비얌~비얌~" 하며 뱀 장수 흉내를 냈다. 이내 기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한데 어우러졌다. 자신의 혁대를 머리에 묶은 김 의원은 "고집도 세고 타협도 안 하는 열정 덩어리더니…"라면서 눈을 감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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