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바르셀로나 vs '방패' 맨유, 28일 새벽 대격돌

입력 2009-05-27 08:49:52

세계 축구팬들이 숨죽이며 기다리는 운명의 대회전이 다가왔다. 28일 새벽 3시 45분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단판 승부로 벌어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FC바르셀로나의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맨유는 탄탄하고 조직적인 수비를 토대로 빠른 역습을 가하는 '방패'로 표현된다. 바르셀로나는 중원에서부터 상대를 쉴 새 없이 맹공을 퍼부어 상대를 무장 해제시키는 '창'으로 대변된다. 창과 방패의 싸움은 언제나 예측불허다.

맨유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1승1무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적인 우위를 갖고 압박한다는 계산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웨인 루니 콤비에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카를로스 테베스 등 가용 가능한 공격 자원도 풍부하다. 박지성은 바르셀로나 공격의 핵 리오넬 메시를 막으면서 공격 선봉에도 나설 전망이다.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가 버티는 중앙 수비는 견고하고, 파트리스 에브라 등 좌우 풀백은 최고의 기량을 가졌다. 다만 대런 플레처가 준결승전 퇴장으로 인해 출전이 불가능한 것이 아쉽다. 바르셀로나의 공격 길을 여는 미드필더 샤비 에르난데스를 막을만한 선수가 바로 플레처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공격진의 파괴력은 무서울 정도다. 리오넬 메시-사무엘 에토-티에리 앙리 등 세계 최고의 공격 삼각 편대가 뿜어내는 가공할 화력이 단연 돋보인다. 3명이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합작한 골이 71골이다. 메시는 챔피언스리그에서만 8골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첼시와의 4강 2차전에서 회심의 한 방으로 결승행을 이끌었던 미드필더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도 지난해의 치욕을 앙갚음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다만 수비수들의 부상이 뼈아프다. 에리크 아비달은 부상을 입었고 다니엘 알베스는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윙백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해 치고 올라가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은 이번 결승전에선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략 대결에서는 맨유가 다소 앞선다는 관측이다. 맨유를 이끌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하다. 퍼거슨 감독은 1986년 11월 맨유 감독직을 맡은 이후 수십 개의 트로피를 팀에 안겨주며 맨유를 잉글랜드와 유럽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만들었다.

바르셀로나의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난해 처음 사령탑에 부임했을 때 경험이 일천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반문을 던졌지만 프리메라리가에서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고, 급기야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노리고 있다.

두 팀은 챔피언스리그(전신 유러피언컵 포함) 무대에서 9차례 만나 맨유가 3승4무2패로 앞서고 있다. 맨유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리그컵을 제패했고. 바르셀로나는 정규리그,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여부에 따라 맨유는 3관왕, 바르셀로나도 스페인 역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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