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비 걱정없이 통학하고 싶어요"
김보민(가명·대구여자상업정보고 1년)양은 대구시 동구 평광동 팔공산 기슭의 한 슬레이트 판잣집에 산다. 명색은 '집'이지만 사실 '창고'나 다름없이 허술하다. 외진 산기슭에 있다 보니 여름에는 벌레가 들끓고, 냉난방은 엄두도 못 낸다. 이곳에서 김양은 남동생 동수(가명·불로중 3년)군과 83세의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김양의 불행은 초교 2학년 무렵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업실패는 부모의 이혼으로 이어졌고 어머니는 몇 년째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채무자들을 피해 도피생활을 하던 아버지마저 이제는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소식조차 닿지 않고 있다.
이들 세 식구의 생활비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40여만원가량의 기초생활수급비가 전부다. 이 돈으로 연골 수술을 받은 할머니 약값과 끼니를 해결해야 한다. 당연히 살림은 늘 빠듯하다.
김양은 "교통비 걱정 없이 학교 다녀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동생과 김양의 한달 교통비는 5만원 남짓. 워낙 빠듯한 살림에 쪼개고 쪼개 살다 보니 자칫하면 교통비가 바닥 나 낭패를 겪는다. 그래서 다른 요금과 공과금은 다 밀려도 수급비가 나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교통카드 충전이다.
소설가나 동화작가가 꿈이라는 김보민양. 하지만 책 사 볼 돈이 없어 도서관에라도 가서 마음껏 빌려보고 싶지만 늘 '버스비'가 발목을 잡는다. 김양은 "워낙 외진 곳에 살다 보니 버스를 타고 한참을 나가야 도서관이 있지만 670원의 버스비 때문에 도서관에 갈 엄두를 못 낸다"며 "예쁜 옷도, 맛있는 먹을거리도 탐나지 않는다. 버스비 걱정 없이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보민양의 후원자가 되어줄 분을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해 주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나 매일신문사 사회1부(053-255-7903)로 전화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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