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뮤지컬 '삼총사'를 보기 위해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 아트홀을 찾았다. '삼총사'는 다음 달 열리는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 자유 참가작(6월 26~28일)으로 선정된 작품. 이날 관람은 대구 공연의 흥행성을 미리 짚어보기 위한 자리였다. 평일 오후 4시 공연이었지만 극장은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대 관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삼총사'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뮤지컬의 요소를 골고루 갖춘 작품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신성우·유준상(아토스 역), 엄기준·박건형(달타냥 역), 민영기(아라미스 역), 김법래(포르토스 역), 김소현(콘스탄스 역), 이정열·손광업(리슐리외 추기경 역), 배해선·백민정(밀라디 역) 등 잘 나간다는 젊은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동한 '삼총사'는 화려한 캐스팅 만으로도 볼거리였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로 너무나 잘 알려진 뮤지컬 '삼총사'는 원작과 영화 '아이언마스크'를 영리하게 배합해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에 온 첫 날 달타냥이 '시골뜨기'라는 말에 격분해 삼총사와 차례로 결투 약속을 하는 장면이나, 이들이 추기경과 악녀 말라디의 음모에 맞서 뭉친다는 스토리는 원작을 그대로 빌려왔다.
원작대로라면 꽤 긴 분량이지만 뮤지컬 '삼총사'는 철가면이 씌어진 왕을 구한다는 '아이언마스크'의 스토리를 채용하면서, 영화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재미를 위해 원작의 스토리를 너무 비틀었다는 초연 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이음새는 큰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음모의 정체가 원작들과는 전혀 다른 것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연기는 이름값을 했다(기자가 관람한 날에는 유준상, 엄기준이 출연했다). 달타냥의 엄기준은 좌충우돌하는 총사 지망생에 잘 어울렸고, 유준상은 진지한 아토스 역에서 기름기를 쫙 뺐다. 민영기의 노래는 단연 압권이었고, 다소 과장된 톤의 김법래도 포르토스의 이미지 딱 그대로였다. 배우들의 익숙한 캐릭터는 관객들이 몰입하는데 쉬웠다.
화려한 무대 세트와 장치는 또 다른 볼거리. 17세기 프랑스 파리의 거리를 옮겨온 무대 장면이나 화려한 궁정 내부, 시대를 재현한 배우들의 옷차림은 이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를 보여줬다. 특히 마차 추격신이나 해적선의 등장은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고, 총알을 칼로 튕겨내는 모습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찾는 뮤지컬 팬들에게 모처럼의 즐거움이 될 것 같다.
6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열리는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에서는 총 24개 작품이 대구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열린다.
최병고기자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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