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고 100일 정도 무렵 아버지는 저세상으로 가셨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주변 친구들의 아빠를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어렵게 살던 시절이다 보니 사진이라곤 주민등록증에 있는 조그마한 사진이 전부였고, 철부지 어린 나이에 어머니께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는지 이것저것 묻곤 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가족 중에서 네가 제일 아버지를 많이 닮았어. 너의 눈이랑 코는 아버지랑 똑같구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럴 때면 난 거울을 보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지어보며 아버지를 그려보곤 했다. 어느 때는 어머니께 꿈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그분이 너의 아버지였을 거야"하시곤 했다.
그 뒤로 난 꿈을 꾸면 "어머니, 오늘 밤에도 아버지 만났어"라고 말하곤 했다. 꿈속의 그분이 나의 아버지였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지금도 채워지지 않는 가슴 한구석의 허전함이 남아 있다. 아버지와의 추억을 꿈이 아닌 현실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그것은 아버지를 더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지게 한다.
꿈속에서라도 보고 싶은 나의 아버지!
어머니께서 고생을 하시며 30여년을 이렇게 키웠지만, 그 어딘가에서 저를 지켜보고 계시겠죠? 언젠가 만나게 될 그날에는 현실에서 못 이룬 아버지품에 안겨도 보고 어리광도 부려보며, 다른 사람들이 누려왔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싶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나의 아버지!
김성은(대구 달서구 이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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