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껍질 벗겨진 '모델들'…전상옥 초대전

입력 2009-05-22 06:00:00

▲ 전상옥 작
▲ 전상옥 작 'A DRESS'

상업적 광고 이미지를 사실적 회화 기법과 팝적인 양식으로 재창조하는 작가 전상옥의 기획 초대전이 22일부터 6월 8일까지 '어 드레스 프롬 더 프린티드(A DRESS from THE PRINTED)'라는 제목으로 갤러리소헌과 소헌컨템포러리 전시장 2곳에서 열린다.

그의 작품은 유명 광고 사진의 섹시하고 관능적인, 그러나 박제화된 인간 모델들을 커다란 화면에 옮겨놓고 그 속에 담긴 물신(物神)주의, 페티시즘의 우상화를 꼬집고 있다. 마치 잡지의 한 장을 확대해 보는 듯한 작품들은 패션지의 모델들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재연해 현대 사회의 소비 욕망을 지적한다. 이를 위해 등장하는 것이 '현대 대중 문화의 우상'으로 꼽히는 모델들이다.

전상옥의 작품은 유난히 강렬하고 도발적이고, 그들이 내뱉는 말은 거침없고 자극적이다. 그래서 불편한 느낌마저 준다. 불편함의 근거가 단순히 도발과 자극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패션지의 모델도 이에 못잖게 도발과 자극으로 꾸몄지만 불편함은 아니다. 작품 속 인물은 환하게 웃지도, 관객을 응시하지도 않는다. 몽환적 분위기이거나 뭔가에 바쁘게 쫓기는 느낌이다. 마치 알약의 달콤한 껍질을 벗겨낸 채 쓰디쓴 내용물만 전하고 있는 느낌이다.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전상옥은 "이번 전시에는 정적인 모델들보다는 더 자유롭고 활기찬 대상을 작품화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053)426-0621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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