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수족구병 주의보…전국적으로 확산 조짐

입력 2009-05-21 09:37:54

대구 수성구 A유치원 원생 3명은 최근 수족구병에 걸렸다. 유치원 측은 전염을 우려해 감염자들의 등원을 금지하고 아이들의 위생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유치원 관계자는 "끓인 물을 집에서 가져와 아이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요청했다"면서도 "환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인플루엔자A형(신종 플루)에 이어 '수족구병'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생후 12개월 된 영아가 국내에서 처음 수족구병으로 숨지고 전국적으로 수족구병이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마다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수족구병 환자 분율(표본 의료기관 진료 환자 수 중 수족구병 발생 비율)은 5월 3~9일(표본 감시 19주차) 현재 0.074%로, 4월 26일~5월 2일(18주) 0.061%, 4월 19~25일(17주) 0.046%에 비해 갈수록 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강원도가 환자 분율 0.353%로 가장 많았고 서울(0.160%), 경남(0.136%) 순이었다. 대구는 0.088%로 전국 평균보다 높고, 경북은 0.044%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수족구병은 콕사키, 에코 바이러스 등 장내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으로, 보통 두통, 발열과 함께 손·발·입 속 발진 및 물집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드물게 무균성 수막염이나 뇌염을 일으킨다. 잠복기는 3~5일이고 발병 1주일 동안 전염력이 가장 강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고, 대변이나 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에 의해 전파되기 때문에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특히 수족구병의 경우 생후 6개월에서 5세 영·유아들에게 많이 발생하고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에는 전염자가 잇따라 발생,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의 한 어린이집에는 5명이 감염돼 집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여기에 수족구병의 주원인 병원체였던 콕사키, 에코 바이러스 외에 중증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엔테로바이러스(EV71)가 국내에서 발견되고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져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 당국 및 전문가들은 수족구병의 경우 해마다 유행하는 가벼운 감염병으로, 대부분 자연 치유되는 흔한 병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수족구병은 원인 병원체에 따라 드물게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일 뿐, 수족구병 자체가 심각한 질병은 아니라는 것.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감시과 박혜경 보건연구관은 "수족구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배변 후 또는 식사 전후, 기저귀 갈아줄 때마다 손씻기, 물 끓여 마시기, 외출 후 양치질 및 손씻기 등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면서 "수족구병이 6~8월쯤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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