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색채와 필치 사용으로 자신만의 작품 확립
*작 가 명 :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1890)
*제 목 : 파이프를 문 귀가 잘린 자화상 (Self-Portrait with Bandaged Ear and Pipe)
*연 도 : 1889년
*크 기 : 51x45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코트올드 인스티튜트 갤러리 (Courtauld Institute Galleries, London, UK)
19세기 인상파 화가 중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생애 만큼 예술적인 삶을 살다간 화가도 드물 것이다. 지금은 전 세계의 유명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그의 작품을 수집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을 아낌없이 쓰고 있지만, 그가 살아있던 동안에는 그림을 단 한 점밖에 팔지 못한 아주 가난한 화가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반 고흐는 렘브란트처럼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도 더욱 유명하며 그가 평생 그린 자화상은 50여점에 이른다.
그가 유독 자화상을 많이 그린 이유는 가난 때문에 모델을 고용할 수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자기 그림의 수법을 연구함과 동시에 화면에 자기 자신의 내심을 표현함으로써 스스로 반성하고 고독을 달래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 고흐가 그린 자화상 중 귀에 붕대를 감은 작품을 두고 최근 유럽미술계가 사실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독일의 미술 사학자인 한스 카우프만과 리타 빌데간스 쓴 '반 고흐의 귀: 폴 고갱과 침묵의 계약'에 의하면 반 고흐의 귀를 자른 사람은 반 고흐 자신이 아니라 그의 화우였던 고갱이었다는 주장 때문이다. 유명한 빈 고흐의 '귀 절단 사건'은 1888년 12월 23일 발생했다.
당시 둘 사이에는 불화가 심했는데, 저녁에 산책을 하던 고갱을 칼을 쥔 반 고흐가 뒤쫓았고, 고갱이 뒤돌아보자 우뚝 멈춰선 반 고흐가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하지만 책의 저자들은, 당일 두 사람이 심한 언쟁을 벌이는 중에 화가 난 고갱이 칼로 반 고흐의 귀를 잘랐고(고갱은 펜싱 솜씨가 수준급이었다), 이 일이 형사 사건으로 비화하면 중형에 처해질 수밖에 없어 두 사람이 합의해 반 고흐가 직접 자른 것으로 사건을 덮었다고 말한다.
나름의 논거를 가지고 제기한 주장이지만, 반 고흐 전문가들의 반론 또한 만만찮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889년 1월에 그린 '파이프를 문 귀가 잘린 자화상'은 '귀 절단 사건' 만큼이나 그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위대한 화가라는 인상을 처음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권총자살한지 10년도 훨씬 지난 1903년의 유작전 이후였다. 강렬한 색채와 격렬한 필치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작풍을 확립했다는 뒤늦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20세기 초 표현주의와 야수파 화가들의 큰 지표가 되기도 했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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