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시대를 연다] ①막 오른 과학기술 허브도시

입력 2009-05-21 06:00:00

▲ 헬기에 타고 내려다본 대구 테크노폴리스 부지. 앞쪽 공사현장이 DGIST이며 뒤편 넓은 들판에는 테크노폴리스가 들어선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 헬기에 타고 내려다본 대구 테크노폴리스 부지. 앞쪽 공사현장이 DGIST이며 뒤편 넓은 들판에는 테크노폴리스가 들어선다. 이채근 기자 mincho@msnet.co.kr

'변방에서 기회의 땅으로….'

지난해 10월 31일 달성군 현풍·유가면에서 정말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테크노폴리스 첫 사업으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가 첫걸음을 내딛는 행사였다. 이 행사는 단순하게 연구기관의 착공식이 아니라 달성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대구의 새로운 시대로의 도약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장(場)이라 할 만 하다.

◆변방에서 이젠 희망의 땅으로

달성군은 1995년 3월 가장 늦게 대구광역시로 편입됐다. 경상북도 달성에서 대구로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했지만 정작 주민들은 대구에서의 달성의 위치는 만족하지 못했다. 경북에 있을 때만 해도 달성은 상당한 군세(郡勢)를 유지했고 지리적인 장점 등으로 인해 우수 공무원들이 달성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경북도와의 교류가 타 시·군보다 앞섰고 재정자립도도 타 시·군보다 높아 군민들의 자긍심이 대단했으며 선망의 지역이었다.

그러나 대구 편입 후 달성의 위치는 크게 바뀌었다.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각종 개발·사업 등에서 뒤처져 소외감을 느꼈을 정도다. 지역발전에 대한 화려한 청사진보다는 쓰레기 매립장·상수원 등이 들어서 지역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 발전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대구시민이 먹고 마신 것들에 대한 뒷처리(?)를 하는 지역이라는 좌절감을 느꼈다. 이 때문에 경북도로 환원하자는 얘기까지 나오곤 했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위천공단이 무산되고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확장 때는 님비현상에 따른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힘들었다"며 "대구 편입에 따른 지역발전을 기대했으나 개발 소외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이 매우 컸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달성이 최근 들어 눈부신 변화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18년 동안 좌절된 '위천 공단'의 악몽을 깨고 727만㎡(220만 평) 규모로 조성되는 대구 테크노폴리스다. 앞으로 이곳에는 사업비 1조9천억원을 들여 인구 5만명, 영남권 R&D 허브 구축과 21세기 첨단지식 산업 주도를 목표로 하는 복합 신도시가 들어선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인근 구지면에 999만㎡ 규모의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고 계획 중인 크고 작은 산업단지가 모양을 갖추면 달성은 획기적인 발전의 틀을 갖추게 된다. 이때면 달성군 공업지역 면적이 26.54㎢로 대구시의 전체 공업지역 43.61㎢ 중 60% 이상이 집중된다. 따라서 그동안 전형적인 농촌이던 달성이 현대화의 물결로 도·농 복합에서 이젠 공업도시 달성으로 변모하는 것을 말해준다.

현재 17만5천명인 달성 인구가 2015년에는 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명실상부한 대구 경제발전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게 된다. 대구경제의 중심축이 동구 혁신도시와 달성 신도시로 양분되는 새로운 지형이 그려진다.

여기에다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낙동강 사업 대부분은 달성군 차지다. 대구시에 따르면 낙동강 하천정비 및 연안개발 사업에 2016년까지 1·2단계에 걸쳐 9조8천500억원의 천문학적 사업비 투자가 이뤄진다. 낙동강변 하빈·달성 습지가 복원되고 수량확보를 위해 강창·위천보가 놓인다. 낙동강 연안개발의 상징인 논공에 '에코워터폴리스'가 조성될 경우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이종진 달성군수는 "테크노폴리스와 국가과학산엄단지가 조성되고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 끝나면 달성은 대구 경제의 핵심으로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을 해야 하나

그러나 달성 발전의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기에는 해결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먼저 엄청난 규모의 예산확보가 난관이다.

추진 중인 산업단지 조성에 4조1천억원, 낙동강 살리기에 9조8천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이는 대구시뿐아니라 지역 정치권 등에서도 힘을 모아야 할 문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로망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달성은 최근 혁신도시와 대구과학고 유치 등 대형 프로젝트에서 접근성 문제로 인해 잇따라 동구에 고배를 마셨다. 구마· 88·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결된 교통 요충지이지만 경부선 철도와 항공·항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큰 흠이다.

도심과 달성 주요 공단을 유일하게 연결하는 5호선 국도는 상습 체증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달성이 대구에 편입한 지 15년이 됐지만 도로 확장이나 새 도로 건설은 언제나 뒷전으로 밀려났다.

최근 테크노폴리스가 조성되면서 3천100억원을 들여 대구 수목원에서 테크노폴리스 간 4차선 진입도로가 2013년 개통 목표로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지하철 1호선이 대곡~화원 2.3㎞가 2014년 개통 목표로 사업이 가시화됐으며 화원~구지 간 경전철 도입과 성서공단~ 구지를 잇는 강변도로로도 낙동강 살리기에 맞춰 추진 중에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루빨리 완공돼 산업단지 등이 제구실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테크노폴리스나 앞으로 들어설 국가과학산업단지의 성공 여부는 접근성에 달려 있으며 도심에서 10분대에 공단으로 오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10년이면 달성은 첨단산업단지와 주거·문화·레저시설 등 편리하고 안전한 도시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세계적인 선진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했다.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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