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수비 실수에다 타선 불발…삼성, SK에 덜미

입력 2009-05-20 08:16:54

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포수인 삼성 라이온즈의 진갑용과 SK 와이번스의 박경완은 한순간 희비가 엇갈렸다. 1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삼성은 진갑용의 실수에다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진 탓에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진갑용은 넉넉한 몸집만큼이나 사람좋은 미소, 살가운 성격에 더해 무시 못할 입담까지 겸비한 삼성의 살림꾼이다. 코칭스태프가 '갑돌'이라 불러도 웃음으로 답할 뿐이다. 두산 베어스에서 옮겨온 그는 삼성 트레이드 역사상 가장 성공한 케이스. 어느새 삼성의 푸른 유니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나이가 됐다. 박진만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줬지만 여전히 그는 팀의 대들보다.

하지만 이날 진갑용은 그답지 않은 실책으로 패배의 원인을 제공했다. 삼성이 1대2로 뒤진 5회초 1사 3루의 위기 때 선발 투수 안지만은 박경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3루 주자 박재홍이 홈으로 뛰어들기에는 타구가 상당히 짧았다. 잡은 공을 중견수 박한이가 홈으로 던질 때만 해도 박재홍은 홈으로 뛰려다 3루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한데 중견수 박한이가 던진 평범한 홈 송구를 진갑용이 다리 사이로 빠트려 버렸다. 이를 지켜보던 박재홍은 다시 홈으로 내달렸다. 투수 안지만이 진갑용의 뒤에서 커버 플레이를 하고 있었지만 빠져 나온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더듬었고 박재홍은 그 사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진갑용은 비교적 안정된 투수 리드로 안지만을 이끌었으나 한 번의 실수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선발 안지만은 6과 1/3이닝 동안 8피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수비 실수에 더해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안타 6개와 볼넷 6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수차례 출루했으나 2점을 얻는 데 그쳤다.

0대2로 뒤지던 삼성은 2회말 1점을 추격했으나 이어진 무사 1, 2루의 기회를 날려버렸다. 1대3으로 밀리던 8회말에는 박한이의 2루타, 진갑용과 박석민의 볼넷을 묶어 만든 1사 만루의 기회에서 양준혁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마지막 공격이던 9회말에는 김상수, 신명철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끝내기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두산은 홈에서 11대3으로 대승, 롯데를 3연패에 빠트렸고 한화도 원정팀 히어로즈를 4대2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다. KIA는 광주에서 LG를 6대0으로 제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9일 야구 전적

S K 020 010 000 - 3

삼성 010 000 010 - 2

▷삼성 투수=안지만(3패) 조현근(7회) ▷SK 투수=고효준(4승) 이승호(6회) 채병용(8회) 정우람(9회·1세이브)

두산 11-3 롯데(잠실)

한화 4-2 히어로즈(대전)

KIA 6-0 LG(광주)

■20일 선발 투수

삼성 차우찬 - SK 송은범(대구)

두산 김상현 - 롯데 장원준(잠실)

한화 안영명 - 히어로즈 이보근(대전)

KIA 양현종 - LG 최원호(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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