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르브론 제임스, NBA의 제왕에 오를까

입력 2009-05-15 08:27:10

미국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2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진정한 '킹(King)'이 될 수 있을까. 현재 NBA 최고의 인기 선수로 꼽히는 르브론 제임스의 별명은 '킹'이다. 아직 전성기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별명을 얻은 것은 그만큼 그의 능력이 뛰어남을 보여주는 것. 다만 그가 명실상부한 최고가 되려면 강력한 라이벌 코비 브라이언트(30)가 버틴 LA 레이커스를 넘어야 한다.

전 세계로 NBA의 인기가 퍼진 1990년대에 코트를 주름잡던 스타들은 여럿이었지만 한 명 외에 그 누구도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는 못했다. 육중한 체구와 강한 정신력 등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했던 '인간 냉장고' 찰스 바클리와 항상 꾸준한 득점을 올려주던 '우편배달부' 칼 말론 등 리그를 대표하는 파워포워드가 그랬다. '미스터 클러치'라 불리던 3점슛 도사 레지 밀러 또한 마찬가지.

걸출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이들은 모두 시카고 불스 왕조를 건설한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막혀 챔피언 반지를 끼지 못했다. 엄청난 체공 능력을 이용한 덩크슛, 정확한 슛과 상대를 농락하는 드리블 및 돌파 능력에다 수비력을 겸비한 조던은 뛰어난 리더쉽을 더해 두 차례 리그 3연패를 이뤘다. 특히 바클리와 말론은 팀을 바꿔가면서까지 우승을 염원했으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던보다 앞서 데뷔한 '더 글라이드' 클라이드 드렉슬러와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이라 불리웠던 도미니크 윌킨스도 조던의 벽에 가렸다. 모두 조던에 버금가는 능력을 지닌 팀의 에이스였으나 2인자의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그나마 드렉슬러는 조던이 첫 3연패를 이룩한 뒤 잠시 코트를 떠난 사이 명센터 하킴 올라주원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윌킨스는 끝내 무관에 그쳤다.

결국 개인 능력에 더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야 진정한 농구 황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셈. 조던이 은퇴한 뒤 '조던의 후계자'라 불리던 선수는 여러 명이었으나 현재 구도는 제임스와 브라이언트의 2파전이다. 제임스와 달리 브라이언트는 이미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당시엔 '공룡 센터' 샤킬 오닐(37·피닉스 선즈)과 함께 하던 때여서 대관식을 치렀다고 하긴 무리다.

이번 시즌 최우수선수(MVP) 제임스와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브라이언트는 서로를 제치며 챔피언에 오르길 꿈꿀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애틀란타 호크스를 각각 4대0으로 누르고 동부컨퍼런스 결승에 선착했다. 레이커스는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만 넘으면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하기에 둘의 맞대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아직 어린 제임스가 왕관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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