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 선거마다 '돈 살포' 후유증

입력 2009-05-13 09:31:49

지난달 7일 치렀던 영천 북안농협조합장 선거가 '돈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낙선 후보와 선거 운동원 3명이 불법 선거자금 제공 혐의로 구속되고, 당선 조합장도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경북경찰청은 조합장 선거와 관련 2천300여만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낙선 후보 K(54)씨를 구속하고, 조합원 2명에게 15만원씩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H(66)씨 등 선거운동원 3명을 최근 구속했다.

당선된 조합장 K(63)씨도 일부 조합원에게 음식물을 제공하고 가족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거나 조합원 300여명을 상대로 전화를 통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최근 영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영천경찰서는 K조합장에 대한 수사에서 영천시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4가지 혐의를 확인했지만, 선관위가 제기한 금품제공 여부에 대해선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협과 축협·수협·산림조합 등에서 조합장 선거 때마다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지역 특성과도 관련이 있다. 영천 북안농협의 경우 조합원은 약 1천600여명으로 좁은 면단위에 조합원 수마저 뻔해 조합장 후보가 쉽게 돈선거 유혹에 빠진다는 것.

이번 북안농협조합장 불법선거운동은 현금 15만원을 받은 한 조합원이 영천시선관위에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영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산림조합, 축협, 고경농협, 금호농협, 화산농협, 신녕농협 등 내년 1월까지 치를 예정인 6개 조합장 선거의 공명성 확보를 위해 금품·향응 제공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나가기로 했다.

선관위는 이들 조합장 선거에서 불법선거가 계속될 경우 내년 6월 2일 실시할 예정인 지방선거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강력 대처할 방침이다. 한편 올 연말까지 농협, 축협, 수협, 산림조합 등 조합장 선거가 예정된 곳은 대구 7곳, 경북 40여곳이다. 영천·민병곤기자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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