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포수는 가장 고달픈 자리다. 마스크를 쓰고 가슴과 다리에 보호 장구를 두른 채 한 경기에도 수도 없이 앉았다 서기를 반복해야 한다. 무더위가 찾아오면 그 괴로움은 더하다. 게다가 투수 리드, 주자 견제 등으로 머리 역시 쉴 수 없다. 때문에 포수는 상대적으로 타율이 낮아도 눈감아주기 마련. 10일 삼성 라이온즈 포수 현재윤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이유다.
현재윤은 올 시즌 베테랑 포수 진갑용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쓰는 경우가 잦아졌다. 진갑용의 체력 부담을 덜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그만큼 코칭스태프가 그의 능력을 높이 사기 때문이다. 두뇌 회전이 빠를 뿐 아니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 사기를 높인다. 170㎝가 조금 넘는 체구는 포수치고도 작지만 8개 구단 어느 포수보다 몸놀림이 잽싼 덕분에 안정감 있는 수비를 자랑한다.
10일 현재윤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나섰고 뛰어난 수비 능력을 십분 발휘, LG의 공세를 막는 데 앞장섰다. 3회초 정확한 2루 송구로 LG의 신세대 도루왕 이대형의 도루를 저지했고 4회초에는 강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파울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5회초 때는 2루에 공을 던져 1루 주자 김정민을 협살 상황으로 몰았다.
이날 삼성 선발 투수는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제구가 오락가락해 경기 초반을 어떻게 버티느냐에 성패가 달린 투수였다. 현재윤은 직접 아웃카운트를 늘린 수비 뿐 아니라 여러 차례 크루세타의 원바운드된 투구를 몸으로 잘 막아내며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덕분에 크루세타는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4월23일에 이어 LG전에서만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현재윤의 활약은 빛났다. 1대0으로 앞선 5회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손주인의 희생 번트에 이어 신명철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7회말 삼성이 추가점을 낸 상황에서도 비슷한 활약을 했다. 현재윤은 역시 좌중간 2루타를 친 후 손주인의 희생번트로 3루를 밟았고 신명철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자 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LG에 두 번 내리 패했던 삼성은 이날 3대1로 승리, 연패에서 벗어났다. 한 때 병역 비리에 연루돼 야구 선수 생활이 기로에 섰던 현재윤이 그라운드에서 불태운 투지에 힘입은 바가 컸다. 8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LG는 이날도 선발 심수창이 역투(6과 1/3이닝 8피안타 3실점)했지만 현재윤이 맥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연승 행진이 멈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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