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자택과 회사뿐 아니라 최근 2년간 천 회장과 돈 거래를 한 15명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 잡듯 샅샅이 들추어내 어떤 명목으로든 사법처리하고 말 것 같은 검찰의 기세다.
천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자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친구인 배경을 업고 오랜 친분관계인 박 회장을 돕기 위해 힘을 썼을 것이란 의혹이다. 천 회장 본인은 다른 부분은 부인하지만 박 회장 사돈인 김 전 보훈처장과 동석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누가 보더라도 천 회장이 가만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에서 정권이 바뀌어 세무조사를 받는 박 회장이 어떤 절박한 심경이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다급한 처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사는 물불 가리지 않고 매달렸을 것이다. 노건평 씨가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청와대를 나온 마당에서 추부길 전 홍보기획비서관까지 2억 원을 먹고 세무조사를 막으려 애쓴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현 정권의 막후 실세로 통하는 천 회장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천 회장이 국세청 위아래를 만나고 다녔다는 소문도 그런 점에서 나올 것이다.
천 회장은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마당이다. 검찰이 '죽은 권력'에는 용감하고 '살아있는 권력'에는 꽁무니를 뺀다는 오해를 사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소리만 요란하고 탈세 같은 곁가지로 수사가 흘러가지 않아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미국에 가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불러들이고 박 회장과 천 회장의 대질조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내주 소환한다는 천 회장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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