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도는 주택시장…더 눈에 띄는 '소형 아파트'

입력 2009-05-07 06:00:00

'아파트도 돈이 되네요(?)'

냉기돌던 주택 시장에 온기가 돌면서 '소형 아파트' 인기 상승세가 눈에 띄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미분양이 없는데다 임대 수익 또한 중대형 아파트를 능가하면서 분양이나 매매 계약이 중대형에 비해 활기를 띄고 있는 것.

부동산 관계자들은 "몇 년 간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형 아파트는 매수세가 많아 거래가 활기를 보이고 있고 임대 수익도 중대형보다 훨씬 높다"며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소형 아파트 인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세 살아있는 소형 아파트

지난달부터 미분양 특판에 들어간 남구 봉덕동 코오롱 하늘채 단지내 46㎡형(14평) 오피스텔의 경우 한 달 만에 미분양 34채 계약을 끝내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지역내 신규 입주 단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초소형인데다 분양가격이 7천만원이지만 임대 수익은 의외로 높아 계약률이 높았다"며 "소형 주택에 대한 반응이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 방 한 개에 주방이 딸린 46㎡형 월세 수익은 보증금 1천만원에 연 600만원 정도로 투자금 대비 10%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2005년 이후 입주를 시작한 소형 아파트들의 전세 가격 또한 중대형 아파트와 못지 않다.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 2차 단지 88㎡(26평)와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단지 82㎡(25평) 경우 전세가격이 각각 1억3천만~1억4천만원 정도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110㎡(32평)과 비슷한 가격대를, 132㎡(40평)과는 불과 몇천만원 정도 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분양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소형 아파트의 임대수익률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6천여가구 입주가 몰린 성당·본리동 지역에서도 소형 아파트만 유일하게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82㎡형 전세가격이 8천만원대로 110㎡형과 똑같은 수준이며 분양가격이 두배인 132㎡형과는 불과 2천만원 정도밖에 시세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인기 비결은 공급은 부족

잘나가는 '소형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미분양 아파트는 많지만 소형아파트는 오히려 '부족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

사상 최대의 입주 물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대구 전체 입주 아파트는 3만가구에 이르지만 이중 66㎡ 미만은 1천251가구, 66㎡에서 99㎡ 미만 소형 아파트는 5천600가구에 그쳤다.

특히 달서구와 수성구의 경우는 2006년 이후 66㎡ 미만 입주 소형 아파트가 전혀 없고 99㎡ 미만의 경우는 달서구는 2천여 가구 정도가 입주를 했지만 수성구는 '0'가구를 기록했다.

올해 입주 예정 물량도 마찬가지. 대구 전체 입주 물량이 1만6천 가구지만 66㎡ 미만은 없고 66㎡에서 99㎡ 미만 아파트도 1천4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부동산 114이진우 대구지사장은 "1,2인 가구와 노령 인구 증가로 소형 아파트 수요는 향후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최근 입주한 소형 아파트 중 주택공사와 도시공사 등 공공 부문 물량을 빼고 나면 민간 공급량은 거의 없으며 그나마 2007년 이후 분양 물량부터는 소형 아파트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중대형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2007년과 2008년 대구 분양 물량은 각각 1만9천300가구와 6천500가구며 이중 99㎡ 미만 소형 아파트 비율은 2007년과 2008년 2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중대형 미분양이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부터 시공사들이 분양 예정 물량 중 소형 비율을 높여잡고 있지만 부지 확보에서 입주까지 3~5년 정도가 걸리는 주택공급 특징상 소형 아파트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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