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산업단지, 희망이 다시 돈다

입력 2009-05-06 08:43:34

대구지역 산업단지들이 최근 들어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지역 경제 상황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해서 어두웠지만 최근들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경기전망지수가 호전되는 등 희망적인 조짐들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속단하기 어렵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높아지는 공장 가동률

대구성서공단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가동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올해 초 50%대까지 내려왔던 공장가동률이 최근 80%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품업체 대표는 "자동차 판매 감소로 최악의 상황이었던 공장가동률이 완성차 수출과 내수 모두 조금씩 호전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특근 및 잔업이 일부 라인을 중심으로 재개되자 우리들도 덩달아 잔업을 재개할 정도까지 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염색공단 한 업체 대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주문 물량 감소로 대폭적인 감산에 들어갔는데 3월부터 주문이 늘어나더니 지금은 가동률이 75%를 조금 넘어섰다. 주변 다른 공장들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이 4일 발표한 1분기 입주업체 경기동향 분석결과, 공장가동률이 66.57%로 전분기 대비 2.73% 포인트, 매출은 내수·수출 모두 늘어난 덕택에 3조3천6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7%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 가동률은 섬유(66.44%)와 석유화학(63.61%)이 전분기 대비 3.5%p와 0.9%p 각각 감소했을 뿐 1차금속과 비금속,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 나머지 업종들은 0.8∼7.2%p까지 상승했다.

대구염색공단도 1∼4월 공장가동률은 66∼70%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평균가동률(64%)보다 약간 높아졌다. 대구달성공단도 평균 가동률이 지난해 하반기 76%를 밑돌았으나 최근들어 79%로 회복했고, 매출과 수출도 10% 이상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조사한 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 업황 BIS는 지난해 9월 73에서 가파르게 하락해 올해 2월에는 43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3월에는 57로 상승한데 이어 4월에는 69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가 지역 중소제조업체 18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5월 업황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에서도 4월보다 8.9%p 오른 81.9를 기록했다.이는 전국 평균(85.2%)에는 밑돌았지만 49.4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1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낙관론은 일러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생산과 수출 통계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고 있어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나아지고 있지만 연매출 1조2천억원대로 대구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국델파이 문제가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한국델파이의 지분은 GM대우 등 옛 대우계열과 GM의 부품 자회사인 델파이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따라서 한국델파이는 GM과 GM대우의 매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 본사 GM의 구조조정 마감 시한이 6월 1일인 만큼 파산보호 신청 여부에 따라 한국델파이도 영향을 받게된다.

GM이 무너질 경우 이미 파산 보호에 들어간 델파이도 같은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GM대우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고 이는 협력업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체감경기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각종 지표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11월과 비슷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본격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구경북연구원 김용현 경제분석팀장은 "생산, 소비 등의 경기 하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완화돼 경기가 약간은 호전됐지만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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