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2008년 현재 한국 성인 남녀의 非文解率(비문해율)은 1.7%로 선진국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평균은 1.4%, 중진국 평균은 9.9%다. 비문해율은 옛 문맹률과 같은 개념이다. 비문해율 1.7%는 즉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17명이 글을 못 읽는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1970년 조사했을 때 문맹률이 7%였다니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덕분으로 38년 만에 엄청나게 떨어졌다.
기초 文解力(문해력) 조사에선 '문해력 부진자'가 5.3%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해력은 '글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교육에 관한 열정은 세계에서도 알아준다. 영어, 수학뿐만 아니라 국어 과목에도 부모들이 열정을 쏟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문진교 아래엔 오랜 시간 축적된 역사의 흔적과 호국의 의지를 보듬고 있는 화원유원지의 옛 영화가 아쉬운 듯 한 낚시꾼이 연신 낚싯대를 강물에 던져 넣고 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배낭과 가방 등을 메고 전세버스에 오른 아이들은 연신 조잘대며 즐거워했다."
앞서 인용한 문장에 나오는 '연신'은 '연달아 곧'이란 뜻을 나타내는 '연방'의 잘못된 표기이다.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앉고 할머니는 밀고 가며 연방 해맑은 웃음과 다정한 대화를 주고받는 품이 여느 속인들과는 달리 행복하고 여유로워 보였다."로 쓰인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중 '섬뜩'은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고 끔찍한 느낌이 드는 모양을 뜻한다. 이 '섬뜩'을 '섬찍' '섬짓' '섬찟'으로 표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잘못이다. '섬찍'과 '섬찟'은 갑자기 소름이 끼치도록 놀라는 모양을 나타내는 북한 말이다.
"문을 열고 나서면 발 디딜 곳 없는 허공이다. 8m 아래는 삐죽삐죽한 돌로 만들어 둔 어설픈 화단이 있어 내려다만 봐도 섬뜩할 정도다." "그가 나를 보자 섬뜩 놀라는 기색이어서 외면을 하고 그대로 가 버렸다."로 쓴다.
한동안 이런저런 일을 핑계 삼아 운동을 게을리 했다. 해도 부쩍 길어지고 별다른 볼일이 없어 모처럼 만에 퇴근 후 야산에 올랐다. 대구수목원 인근 왕복 1시간여 소요되는 평일 산행이었다. 산봉우리 체육공원에 비치된 기구로 운동을 하느라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어느덧 나 혼자만 남게 됐다. 하늘을 가리는 게 없어 비교적 환했던 봉우리였지만 소나무가 우거진 하산 길 등산로는 금세 깜깜해졌다. 등 뒤에서 누군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자 섬뜩해 몇 번씩 돌아보기를 거듭했다. 잰걸음으로 산에서 내려왔을 때 섬뜩했던 좀 전의 기억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싹 가시고 몸과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섬뜩했던 하산 길, 해질 녘 등산에서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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