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정동굴나라(울산 울주군 삼남면)는 동굴탐험을 비롯한 승마 체험, 사계절 썰매, 동물공원 탐방, 마차 타기, 허브체험 등 다양한 놀이체험을 한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내려 5분 정도의 거리에 있어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다면 하루코스로 그만이다.
이른바 '영남알프스'로 불리는 신불산 등산로 인근에 위치한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자수정동굴. 길이 2.5㎞의 인공동굴로 과거 자수정을 깨는 광산이었는데 언양 자수정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1989년 관광지로 개발됐다. 동굴 내부의 코스나 형태는 과거 채광으로 자연스레 생긴 것.
동굴 속으로 들어가자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감싼다. 이 동굴은 사시사철 12~16℃를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름엔 얼음동굴로, 겨울엔 난방동굴로 불린다. 동굴 곳곳엔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조명이 없는 구석진 곳은 뭔가 나오기라도 할 듯 으스스하다. 첫 번째로 만나는 이집트관. 줄을 지어 전시된 파라오와 오시리스 등 모형들을 쭉 둘러보다 잠시 놀랐다. 관 속에 있는 미라 모형이 너무 사실적이었기 때문. 원시인의 모형을 통해 생활상과 변천사를 보여주는 원시인관을 지나면 실제보다 46분의 1로 축소한 독도 모형을 만난다.
이 동굴에서 채취한 온갖 자수정이 전시된 자수정관도 볼거리. 특히 신비스러운 자수정이 무더기로 나왔던 당시의 모습을 자연 상태로 재현해 놓은 '자수정 정동'이 눈길을 끌었다. 자수정채굴현장에선 마네킹들이 당시 채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표정들이 당시 채광의 고단함을 그대로 전하고 있었다.
동굴 중간쯤 오니 분수대 앞에 공연 무대가 있었다. 시기별로 다양한 나라의 공연팀이 공연을 펼치는데 지금은 필리핀기예단이 공연 중이다. 원주민생활관엔 동굴관광이 시작되던 초창기 공연을 했던 파푸아뉴기니팀이 조각했던 각종 물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국보285호로 지정된 울산 반구대암각화나 석굴암 모형 등을 구경하면 마지막으로 기체험실을 들르게 된다. 자수정과 참숯으로 둘러싸인 기체험실은 들어가자마자 온기가 느껴진다. 원적외선이 많이 방출돼 특히 노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코스다.
동굴 탐험은 약 20분 정도 걸린다. 각 테마관들이 동굴 이미지와는 생뚱맞은 감도 있지만 아이들과 둘러보기엔 손색 없다. 운영사인 (주)영남알프스레저는 아직 동굴 곳곳에 여유공간이 많아 계속 새로운 아이템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하동굴 수로탐험은 2m의 물로 채워진 수로를 보트를 통해 탐험하는 것으로 동굴 암벽으로 흐르는 자연 폭포와 기이한 동굴 문을 지나는 색다른 맛이 있는 체험이었다. 052)254-1515~6, www.jsjland.co.kr
조각의 달인 얼음전시관 박성일 대표
"다양한 얼음 작품은 어때요."
자수정 3층 동굴에 자리한 언양 얼음조각전시관도 색다른 곳이다. 한여름이면 이벤트성으로 열리는 것과는 달리 이곳은 사계절 어느 때나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방한복을 입고 660㎡ 규모의 전시관 내부에 들어가 봤다. 자유의 여신상과 불국사 3층석탑, 에펠탑, 여성구두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관을 채우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 캐릭터 작품들도 눈에 띈다. 한쪽 구석엔 자그마한 얼음 미끄럼틀과 썰매장이 마련돼 있다.
대구 출신인 박성일(49) 대표는 지난해 6월 전시관을 열었다. 얼음 조각을 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박 대표는 이미 많은 방송에 소개된 얼음 조각의 달인. 그는 얼음 작품이 조금씩 녹다 보니 틈만 나면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 작품을 만든다. 1년에 작품 100점 정도는 만든다는 박 대표. 그 때문에 눈썹이나 손 등에 동상이 걸리는 일은 다반사라고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얼음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박 대표는 그런 만큼 어려움도 적잖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총 냉동기 5대를 끊임없이 돌리고도 내부 온도가 충분히 낮지 않아 애를 먹는다는 것. 전기값도 만만찮게 나온단다. 하지만 얼음 조각이 그에겐 천직이다. 박 대표는 "다른 조각에 비해 얼음 조각은 빨리 마무리할 수 있는데다 덧칠이 없어 순수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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