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의심환자 9명 추가…북미산 돼지 수입 중단

입력 2009-04-29 10:33:37

정부, 6개월내 650만명분 백신 만들기로

한국에도 SI 추정 환자 1명이 발견된 데 이어 의심 환자 9명이 보건당국에 신고하면서 멕시코발 재앙이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치고 있다. 정부도 멕시코를 여행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SI백신을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늘어나는 감염의심 환자와 정부 조치

질병관리본부는 29일 "SI 의심 환자 9명이 추가 신고돼 이들의 검체를 채취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멕시코와 미국을 여행하고 최근 입국한 사람들이고 발열, 기침, 콧물 등의 급성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그러나 이들 중 4명은 음성 판정을 받아 정상임이 확인됐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선 계속 검사중이다.

또 본부는 추정 환자로 확인돼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도에 사는 50대 여성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 315명에 대해서도 감염 여부를 추적 조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국민 안전과 SI의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멕시코 전 지역을 여행제한지역으로 지정했다. 여행 취소·연기는 물론 멕시코 현지에 체류 중인 국민에게도 조속히 귀국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는 또 29일부터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살아있는 돼지 수입을 잠정 중단했고 다른 국가의 돼지도 전수 검사를 거쳐 수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내 백신 생산시설을 활용, 앞으로 6개월내에 650만명분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우려가 현실로

28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SI소식이 전해진 뒤 첫 거래일인 27일 돼지 한 마리(110㎏)의 농가 가격은 35만2천원으로, 전날 37만1천원보다 하루새 5%나 폭락했다. 대구 북구 한 대형소매점의 경우 지난주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3%나 급감했다.

이 때문에 돼지 사육농가와 돼지고기 취급업소들은 정부가 고기 섭취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는데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데 대해 땅을 치고 있다. 남구 대명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마스크에 모자, 비닐장갑까지 착용하고 평소보다 더욱 위생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주민들이 오가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을 때면 'SI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싶어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여행 해약, 손님 감소 등의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지역 한 여행사는 "28일 오전에는 여행지가 안전한지를 묻는 문의전화만 있었지만 오후 들면서 해약이 잇따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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