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의심환자…돼지 인플루엔자 공포 덮치나

입력 2009-04-28 08:04:34

▲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이 전염병 예방 및 전파 방지를 위해 대구국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열 탐지기 발열 검사대를 통과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중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들이 전염병 예방 및 전파 방지를 위해 대구국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열 탐지기 발열 검사대를 통과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SI) 여파로 한국도 심하게 콜록대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발생해 정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발열, 기침 감기 증상만 나타나도 시민들이 병원 등으로 몰리면서 정부와 방역당국도 비상점검체계를 가동했다. 가뜩이나 고공 행진을 거듭하는 돼지고깃값에 소비가 위축된 데 이어 독감 악재까지 겹쳐 관련 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여행·항공업계도 줄 해약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한국에도 SI 의심 환자 발생=정부 관계자는 28일 오전 "멕시코 여행을 갔다 온 사람 중 1명이 의심 환자로 분류됐다"고 밝혀 국내에서도 SI가 창궐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국내에서 3명의 의심환자를 발견해 조사한 결과 2명은 SI환자가 아님이 판명됐고 1명은 현재 의심환자 단계에서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립보건연구원은 이 환자의 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있으며 '추정 환자'로 판명되면 미국 보건당국에 최종 진단을 의뢰할 계획이다.

◆공항에서는?=27일 오전 11시 35분쯤 대구 동구 대구국제공항 검역대. 중국 상하이편 비행기가 도착하자 80여명의 승객들이 '삑삑' 소리와 함께 검역대를 통과했다. 승객들이 네모 반듯한 검역대를 지날 때마다 검역관들은 검역대에 마련된 발열감지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돼지인플루엔자가 발열을 동반하는 만큼 높은 체온(38℃ 이상)의 승객들은 따로 인플루엔자 진단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국립포항검역소 대구공항지소 황애주 검역관은 "혹시나 모를 돼지 인플루엔자 병원균이 국내로 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27일부터 검역 체제를 강화했다"고 했다.

시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직장인 김모(38)씨는 아침 출근길도 마다하고 집앞 병원부터 찾았다. 지난주 중국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후부터 몸이 으스스하고 고열이 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평소 같으면 으레 감기다 생각하겠지만 이번에는 돼지인플루엔자 파동 때문에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중구 보건소 예방접종실 관계자는 "오전부터 돼지인플루엔자 증상과 감염 경로에 대한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돼지고기 관련 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인기 메뉴였던 돼지고기가 고깃값의 오름세와 돼지인플루엔자란 복병을 만나면서 매출에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

업계 관계자들은 "돼지인플루엔자는 돼지고기를 먹어서는 전염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어도 되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가 좀더 홍보를 해달라"고 했다.

돼지인플루엔자는 사람 간 집단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행·항공업계도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멕시코 쪽이 아니더라도 국제공항 등 공중 장소를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 예약 취소가 잇따르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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