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청소년 금융교육 ABC

입력 2009-04-28 06:00:00

흔히 경제교육은 기본적으로 학교에서나 사회에 나가 직접 경제활동을 하면서 터득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경제교육을 받는 것이 쉽지 않고 경제환경도 갈수록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경제교육을 한다면 어떤 내용을, 어떻게, 언제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막연할 수 있다. 또 사람마다 형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간접적인 경험과 실제 청소년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해 본 경험을 토대로 기본적인 사항만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용돈을 주고 보너스도 주는 방법이 있다. 축구선수는 교실에서 이론적으로 기술을 익히고 배울 수 있지만 정작 직접 공을 차면서 몸으로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고 돈 관리 요령을 익히도록 기대한다는 것은 부모의 욕심에 불과하다. 설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 외에도 자발적으로 가사 업무를 돕거나 할 경우 보너스도 준다. 용돈을 통장으로 입금하는 방식이면 더욱 좋겠고 통장 관리는 당연히 자녀의 몫이어야 한다.

둘째, 종자돈 마련의 중요성과 복리의 효과를 가르쳐야 한다. 한 달에 용돈 5만원이 필요한 학생이 있는데 그동안 저축한 1천만원의 종자돈을 펀드로 운용하여 매월 8만원 이상(연수익률 10% 가정)의 돈이 생긴다면 그 학생의 생활은 얼마나 여유가 있을까? 이와 함께 종자돈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특히 복리의 효과와 종자돈을 빨리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설명해 주고 1년 후, 3년 후의 저축목표를 세우도록 지도해야 한다. 돈 늘어나는 재미를 알도록 해 준다면 '절약해라 낭비하지마라' 잔소리가 필요 없을 것이다.

셋째, 신용은 생명임을 가르쳐야 한다. 지금은 신용불량자 등록제도가 없어지고 그 심각성도 완화되었지만 신용불량자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 할 수 있다. 절제된 소비생활, 사채사용 또는 보증행위 금지 등의 내용은 경제교육 이전에 생활에 꼭 필요한 지혜라 할 수 있다.

넷째, 경제기초원리는 물론 주요 경제현상 등에도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자녀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금융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학교에서도 필요한 내용들을 배우겠지만 가정에서도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기회비용의 개념('이왕이면 다홍치마')이나 한계효용-편익의 개념 등은 소비, 투자는 물론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도 꼭 알아야 할 내용이므로 일상생활 속에서 자녀들이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장경제 이해에 필요한 기초개념이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현상 등에 대해서도 수시로 대화를 통해 익히도록 한다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섯째,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경제교육은 생활교육인 만큼 바쁜 경제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자녀를 지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자녀들의 경제활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기다리면서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정상만(대구은행 성서공단영업부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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