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시승격 60주년…환동해 중심도시 '비상'

입력 2009-04-24 10:11:40

▲ 포항제철에 이은
▲ 포항제철에 이은 '제2의 영일만 기적'을 목표로 오는 8월 개항 예정인 영일만항의 막바지 건설공사 현장.
▲ 영일만항 조감도.
▲ 영일만항 조감도.

포항의 지도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대구경북의 유일한 컨테이너부두인 영일만항 개항을 비롯해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2천640만㎡(800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각종 국책사업 유치, 동빈내항 복원사업 등에 따른 것이다. 시 승격 60주년을 맞아 환동해 물류 중심도시로 새로운 도약을 하며 제2의 영일만 기적을 꿈꾸는 포항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영일만항 개항

오는 8월 8일 개항하는 영일만항은 해양 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관문이다. 대구경북의 관문항이고 최대 3만t급 4선석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동해안에서 가장 큰 항만이다. 일본·중국·러시아·동남아·유럽·미주로 화물 처리가 가능해 환동해권 종합물류 거점항으로 육성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시작한 영일만항 건설사업에는 현재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해 방파제 6.7km, 안벽 3.5km, 도로 10km, 부지 191만㎡로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이다. 8월 개항 때는 1단계로 3만t급 컨테이너부두 2선석을 가동하고 나머지 2선석은 2014년까지 연차적으로 완공할 계획이다.

영일만항의 최대 경쟁력은 물류비용 절감에 따른 높은 경제성이다. 대구~부산(130km), 구미~부산(170km) 도로를 이용해 부산항으로 가는 현재 물류수송에 비해 포항~대구(85km), 포항~구미(120km)는 거리면에서 크게 단축돼 물류비용 절감 측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영일만항은 부산항과 비교해 극동 러시아와는 110km, 서일본 지역과는 70km 이상 항해가 단축되는 이점도 있다. 육로를 이용할 경우 영일만항과 연계된 동해중부선(포항~삼척) 동해남부선(포항~울산) 철도가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TCR(중국횡단철도)과 연결될 수 있어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도 물동량 수송이 가능하다.

하명석 계명대 교수는 "부산항과 비교해 영일만항을 구미에서 이용할 경우 TEU당 4만6천900원, 대구에서는 3만8천200원의 비용 절감과 항만 이용료 감면 혜택을 받아 TEU당 10만원의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개항을 앞두고 경상북도와 포항시·포항해양항만청·포항영일신항만(주) 등은 컨테이너 물량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영남권 기업들과 양해각서(MOU) 체결로 현재 26만TEU의 물동량을 확보, 목표치인 20만TEU는 넘어섰으나 실제 항구 이용 계약으로 체결될 수 있도록 홍보 활동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대구경북 섬유직물협동조합, 현대제철(주), (주)대우로지스틱스,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 코오롱 그룹, C&Line, (주)포스코와 계열사, 동국제강(주), 동양제철화학(주), 동부제철(주) 등 지역 철강·화학·기계 분야의 22개 기업 및 단체와 영일만항 이용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이다.

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중국 동북 3성, 일본의 후쿠오카 후쿠야마 니가타 등 해외 도시에 공격적인 포토 세일즈 활동을 펼쳐 러시아 최대 선사인 페스코(FESCO) 선사를 유치하는 등 국제 무역항으로서 기반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동량 유치 홍보전략으로 물류비용 절감과 최첨단 시스템 부두를 내세워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컨테이너화물 유치 조례를 각각 제정해 항로연장지원금으로 TEU당 5만원 이내에서 3년간 지원을 하도록 했다.

특화 항로개설 운영에 따른 운항손실보조는 연간 운항손실액의 50% 이내에서 최대 10억원까지 최초 항로개설일로부터 2년까지 지원하며, 항만이용장려금 명목으로 TEU당 4만원 이내에서 연간 처리 화물량이 20만TEU에 도달할 때까지 지원한다.

광역교통망 구축을 위해 국도대체 우회도로와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동해중부선과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 등이 진행 중이고, 포항~서울 KTX 노선도 개설이 확정됐다. 포항시는 영일만항 개항으로 연간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하역업·장비·가공업 등에서 3천여명의 고용 창출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자유무역지역 지정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2월 영일만항 일대 70만9천여㎡(21만평)를 경북도내 최초로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했다. 더구나 개항 전 항만형 자유무역지역 지정은 전국 처음이라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자유무역지역 지정으로 입주기업에 ▷관세 환급 또는 유보 ▷저렴한 임대료 ▷부가세 '0세율' 적용 ▷1천만달러 이상 제조업과 500만달러 이상 물류업체의 외국 투자기업에 대해 법인세 3년간 100%, 소득세 2년간 50% 감면, 재산·등록·취득·종토세 최장 15년간 50~100% 감면 ▷공장 설립때 건축허가·조세감면 등 원스톱(One-Stop)서비스 제공 등의 혜택을 준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영일만항 배후 산업단지, 경제자유구역, 포항테크노파크 2단지, 국가산업단지 개발 등으로 포항에서 지난 40년간 조성한 산업단지 2천244만㎡(680만평)를 능가하는 2천640만㎡(800만평)의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영일만항 배후 산업단지의 1단지(98만㎡) 건설사업에 "69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현재 공정률은 65%로, POSCO 연료 전지공장이 입주해 가동 중이며, 현대종합금속은 올 하반기에 10만7천㎡ 규모의 공장을 준공한다. 정부의 조건부 지정이 된 부품소재 전용공단(33만㎡)은 63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2단계로 나눠 공사를 시작한다.

영일만항 배후 2단지(71만9천㎡)에는 9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현재 공정률이 70%이고 현대중공업 2단계공장과 강림중공업, (주)엔케이가 공장 신축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참앤씨와 케이아이씨도 하반기에 가동할 계획이다. 3단지(30만4천㎡)에는 현대중공업이 입주하며 실시 설계용역 및 매립기본계획을 거쳐 내년에 착공한다. 사업비는 354억원을 투입한다.

영일만항 배후 산업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인 4단지(418만㎡)는 신소재, 조선 기자재, 메카트로닉스 업종이 들어서며 특수목적법인을 구성해 제3섹터 방식으로 개발한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포항지구는 흥해읍 대련리와 이인리 일대 3.7㎢(113만평)로 2013년까지 6천억원을 투입해 바이오·의료 신소재 에너지 중심의 융합산업 콤플렉스와 R&D혁신센터 중심의 융합기술 콤플렉스, 비즈니스 중심의 국제 비지니스 파크와 글로벌 교육센터 타운 등으로 조성한다.

경제자유구역에는 외환거래, 교육환경 국제화, 의료서비스 개방, 외국방송 등을 지원하는 등 입주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는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일읍 학천리와 달전리 일대에 조성하고 있는 테크노파크 2단지는 277만㎡(84만평)로 2013년까지 5천77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21세기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하는 테크노파크 2단지는 산업단지 지정 고시를 끝내고 가칭 (주)포항테크노밸리라는 법인을 설립해 환경친화적 생태산업과 미래지향적 첨단산업 단지로 건설한다. 국가산업단지로 추진하는 구룡포와 동해, 장기면 일대 929만㎡(281만평)는 차세대 산업을 선도하는 철강과 자동차 부품·소재 단지로 개발해 포항의 신성장 동력산업을 주도한다.

사업비만 9천400억원을 투입하며 한국토지공사가 오는 2014년까지 조성공사를 완료해 철강·자동차 특화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포항시는 국가산업단지 조성으로 생산유발 36조원과 부가가치 9조6천억원, 17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 유치

포항시는 총 사업비 4천억원인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포스텍에 이미 세계에서 5번째로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한 점을 들어 방사광가속기 사업의 연속성과 우수한 기술진 등을 내세워 포스텍 유치를 홍보하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가 17명이나 소속한 세계 최고의 기초연구기관인 독일 막스플랑크의 코리아연구소 유치도 포항 현안이다. 포항시는 포스텍에 부지 6만6천㎡, 연구동 1만5천㎡ 규모로 연구소 건립 계획을 마련하고 2천800억원의 국비지원을 건의한 상태.

세계 최고 연구소와 전략적 공조를 통한 기초과학분야의 획기적인 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지난 1월 막스플랑크재단과 포스텍·경북도·포항시 등 4자간에 1차 양해각서(MOU)를 체결, 이 연구소의 포항 설립 분위기를 '선점'했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또 대구시·경북도가 공동 추진 중인 사업비 5조6천억원 규모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의료복합단지는 대구 수성구 경제자유구역 내 의료지구와 포항 지곡동 연구개발단지에 분산해 조성할 계획으로 포항시는 핵심 인프라 부지 33만㎡와 연구기관 67만㎡ 등 부지 100만㎡를 예정지로 선정하고, 대구시·경북도와 공동으로 유치사업제안서를 이미 마련했다.

◆동빈내항 복원사업

물길이 막혀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시키고 있는 동빈내항과 형산강을 잇는 1.3km의 수로를 개설하는 동빈내항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0년까지 사업비 1천170억원을 투입하며 개발사업 비용은 포스코 300억원, 국·도비 65억원, 시비 35억원, 공사 주관사인 대한주택공사가 77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복원 면적 9만6천㎡ 중 4만2천㎡는 수로와 시민휴식 공간 등 공공시설 용지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민간에 매각해 호텔·상가·수상카페·레저시설 등 생태관광단지로 개발한다. 또 복원 주변 지역 59만㎡를 도시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주택공사가 아파트 등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해 친환경 베드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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