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고·경주金氏·경주崔氏…어떻게 움직일까?

입력 2009-04-24 08:54:34

경주는 '묘한' 곳이다. 외지인이 거의 유입되지 않아 대구경북 그 어느 지역보다 학연·혈연·지연으로 똘똘 뭉쳐 있는 곳이다. 조금 더 파고들면 쉽게 타협하지 않는 외골수 정서 또한 만만찮게 감지된다.

◆경주고를 잡아라

60년 전통의 경주고는 지역 최대 인맥을 자랑한다. 지역 정·재·관계에 깊이 뿌리내렸다. 어느 조직에서나 동창회, 동기회 모임을 발족해 끈끈한 맥을 이어가고 있다. 한 후보 캠프 측은 "경주고 표만 모아도 6만여표"라고 분석했다.

이순자 무소속 후보는 남편인 김일윤 전 국회의원의 후광 효과를 노린다. 경주고 동창회관 건립에 공이 있기 때문이다.

최윤섭 무소속 후보 역시 기대를 건다. 최 후보 측은 "경주고 인맥은 지역 공무원 사회에서도 탄탄하다"며 "같은 공무원 출신인 최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대문중을 잡아라

대(大)문중 표심 또한 무시 못할 변수다. 후보들에 따르면 경주 김씨, 최씨 문중 표는 각각 1만8천여표와 1만6천여표.

이순자 후보는 출마에 앞서 종친회를 찾아 허락을 구했고,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도 23개 지부 원로들을 모두 초청해 지지를 호소했다. 경주 최씨인 최윤섭 무소속 후보 측은 "최씨 문중에서도 이번 기회에 인물 한번 뽑아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표 결집 없다

다른 후보 캠프들은 "경주고, 대문중 표의 결집은 결코 쉽지 않다"고 한목소리다. 모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주 사람들은 초·중·고교 동창회와 문중 모임 중 한두 개가 꼭 겹친다"며 "모임마다 미는 후보가 서로 달라 '말'과 속마음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출구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달랐던 이유 또한 바로 여기에 있다는 해석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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