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나라한 성행위 조각 모든 것 포용한다는 의미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400㎞정도 떨어진 마디아프라데시주에 있는 카주라호(Khajuraho)는 힌두교와 자이나교의 사원이 20개 이상 모여있는 종교 유적지이지만 마하트마 간디가 "카주라호의 모든 사원을 부숴버리고 싶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사원의 벽면에는 이곳이 종교 사원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의 적나라한 성행위가 조각돼 있다.
1천년 전 찬델라 왕조(Chandela Dynasty)에 의해 건설된 카주라호의 유적들은 서부'동부'남부 사원군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전성기에는 85개에 이르는 사원들이 있었으나 이슬람 세력에 의해 파괴돼 현재는 22개만 남아 있다.
제일 유명한 곳은 서부 사원군으로 규모가 가장 크며 사원의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이곳에는 카주라호를 유명하게 만든 남녀교합상인 미투나(Mithuna'198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의 대부분이 몰려 있다.
사원의 조각상들은 4세기에 쓰여진 성적 만족에 이르는 방법을 설명한 인도 최초의 성애서인 카마수트라(Kamasutra)에 실려 있는 것들로 일반적인 종교에서 금기시하는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성시해야 할 사원에 이렇게 적나라한 성행위가 묘사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한 가장 대표적인 설로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힌두교의 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즉, 카주라호의 조각상들은 성적인 에너지를 이용해 절정의 상태에서 자아의식과 우주의식이 하나가 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탄트리즘을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단순히 성적인 쾌락을 위한 조각이 아닌 모든 것을 포용하고자 하는 힌두교의 정신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미투나는 인도인들에게 성행위에 관한 교본이 되기도 했다. 평생 한 명의 반려자만 맞이할 수 있는 힌두교의 교리에 따라 평생 서로가 즐겁게 사는 방법을 연구해야 했고 성행위도 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또한 인도 카스트의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성직자 계층)들은 이곳에서 남녀교합상을 보며 성욕을 절제하는 정신적인 수양을 하였으며, 요가의 일종인 카르마 요가는 조각상을 보며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카주라호는 에로틱한 조각들로 유명해진 곳이지만 신화'생활'역사에 관한 조각들도 많으며 전체적으로 사원들의 보존 상태가 좋고 조각상들은 아름답고 섬세하게 조각돼 예술성도 갖추고 있는 유적지이다.
▶서부 사원군
많은 사원들이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사원으로는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Kandariya Mahadev Mandir)과 락쉬마나 사원(Lakshmana Mandir)을 꼽을 수 있다.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은 카주라호를 대표하는 사원으로 미투나상들이 벽면 가득 조각돼 있다.
1025~50년경 건립 되었으며 사원의 높이는 31m로 내부에 226개, 외부에 646개의 조각상이 있다. 다양한 성행위를 묘사한 미투나 외에 쉬바'바라하'꾸마리 등의 신들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으므로 천천히 둘러보는 것이 좋다. 락쉬마나 사원은 서부 사원군 중 보존상태가 가장 좋은 사원 중 하나로 비쉬누 신에게 봉헌된 사원으로 가장 큰 볼거리는 춤추는 요정인 압사라(Apsara)로 실제 춤을 추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동부 사원군
힌두교 성향이 강한 서부 사원군에 비해 동부 사원군은 자인교 사원들이 주를 이룬다. 크고 보존 상태가 좋은 빠르스바나뜨 사원 (Parsvanath Mandir)이 볼만하다. 외벽에는 브라흐마'비쉬누 등의 힌두교 신들이 조각돼 있어 힌두교 사원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인교 사원이다.
▶남부 사원군
남부 사원군은 서부와 동부 사원군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TIP]지난 2월 마호바~카주라호 구간 철로 개통
지난 2월 마호바~카주라호 구간의 철로 개통으로 기차로 여행이 가능하다. (델리에서 기차로 약 10시간) 참고로 인도는 철도 총길이 6만㎞로 세계에서 가장 긴 노선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이전까지 카주라호에는 철로가 없어 잔시나 사트나까지 버스나 기차로 이동한 다음 다시 버스를 타고 4~5시간을 가야했을 정도로 교통이 불편했었다.
#능통한 한국어 호객 행위 '조심'
▷ 서부 사원군은 숙소 밀집 지역과 가까워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동부와 남부 사원군은 3km정도 떨어져 있는데다 사원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도보보다는 자전거를 빌려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대여는 대부분의 숙소에서 가능하다.
▷ 카주라호에는 인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유달리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현지인들이 많다. 의사소통적인 면에서 본다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능통한 한국어를 미끼로 호객행위를 하거나 젊은 여성 여행자들을 상대로 유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종욱(해외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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