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길을 지나다 보면 통유리 외관이 인상적인 2층 건물이 눈에 띈다. 청와대를 방문하려는 일반인들이 출입증을 교부받거나 직원 면회 신청을 하는 '연풍문'이다.
청와대의 관문인 이곳 1층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청와대지점'이란 명패를 내건 점포가 있다. 바로 농협중앙회 청와대지점이다. 지난 2월 16일 개소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김기현(42) 부점장은 "아마 사설업체가 보안 경비를 맡지 않고 있는 국내 단 하나뿐인 금융 지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 지난해 11월 '토종 은행'이라는 점을 앞세워 첫 '청와대 은행'이란 영광을 안았다. 청와대에 지점을 낸다고 당장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상징성 때문에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예금액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와 독도 해양 자원 탐사 등에 사용하는 '농협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곳에서 첫번째로 개설했다.
"회사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청와대 첫 근무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지켜본다는 생각에 행동과 말을 조심해야 하는 등 부담감도 크지만 '블루 오션'을 개척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농협 청와대지점은 사실 업무만으로 보면 다른 일반 지점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시중 지점보다 여수신 규모도 적고 청와대라는 특성상 마케팅에도 제약이 많다. 현재 계좌를 만든 고객은 320명 정도.
"청와대 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이르다 보니 저희도 다른 지점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합니다. 또 보안 문제가 중요해 가끔씩 예상하지 못한 일에 부닥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안수(48) 점장을 비롯한 6명 직원 모두 대한민국 최고 행정 기관에 금융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대구 청구고와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그는 "점포 내에 마련된 농산물 판매 코너인 '신토불이 창구'를 통해 대구경북 농산물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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