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병원, 조앤 포 1주기 안면상 제막

입력 2009-04-18 06:00:00

30년간 재활환자에 인술 편 '천사 선교사'

"나는 어떠한 환자도 정서·정신·육체적으로, 가능하다면 직업적인 면과 영혼의 측면까지 구제받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재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일해왔다. 그래서 병원에 있는 동안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려하기보다는 차라리 치료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주었다."

30년간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의술로 봉사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다 지난해 76세의 나이로 숨진 선교사 투르자 조앤 포(Turza Joanne Poe)가 동산병원 개원 100주년사(1999년)에 남긴 회고록의 일부다.

동산병원은 17일 조앤 포의 1주기를 맞아 그의 안면상을 청동으로 제작하고 물리치료실에서 제막식을 가졌다. 안면상은 동산병원 성형외과 한기환 교수가 직접 청동으로 제작해 더욱 의미가 크다.

조앤 포는 1962년 영남지역 최초로 동산병원에 물리치료실을 개설해 1992년까지 재활 환자 돕기와 의료 현대화에 앞장서 왔다.

1932년 미국에서 태어난 조앤 포는 오클라호마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물리치료사로 일하다 1962년 동산병원에 물리치료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으로 왔다. 이후 동산병원에서 일하며 팔·다리가 없는 환자와 재활이 필요한 환자를 위한 치료에 앞장섰고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비 지원, 환자 자녀를 위한 학비 지원 등 인술을 펼쳤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공로상을 받았고 적십자사 인도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철호 동산병원장은 "서른살의 젊은 나이에 고국을 떠나 결혼도 하지 않고 한국인을 위해 일생을 바친 조앤 포 선교사의 희생과 봉사, 그리고 한국인에게 보여준 헌신적인 사랑을 되새기기 위해 추모 1주기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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