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인물] 진주만 공격 야마모토

입력 2009-04-18 06:00:00

1941년 12월 7일 일본 수병들은 승리를 자축하는 '만세'를 불렀지만 지휘관은 침통한 얼굴로 "잠자는 사자를 건드린 것은 아닐까"라고 중얼거렸다.

우스꽝스런 이름의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은 진주만 공격의 기안자이자 지휘관이었다. 나가오카번 무사였던 아버지가 1884년 56세 때 낳은 후 붙인 이름이다. 그는 미국과의 전쟁과 독일'이탈리아와의 삼국동맹도 강하게 반대했다. 하버드대 수학과 주미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하면서 미국의 경제력과 생산력을 익히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 히로히토 일왕의 명령에 따라 전쟁이 불가피해지자, 이왕이면 미국 태평양 함대에 대한 선제 공격을 주장하고 항공모함과 해군 항공대를 동원, 진주만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1942년 미드웨이 해전에서 항모 4척을 잃고 제해권을 거의 상실했다. 1943년 오늘, 전선 시찰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가다 무전을 도청하고 기다리던 미군기의 제물이 됐다. 돌격대의 최후는 늘 비참하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