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후장상(王侯將相)이라 하여 죽음을 비켜갈 수는 없는 법이다. 아직은 살아있는 분들이 많지만, 이 유머는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한다. 사실 고령의 전직 대통령들은 머잖은 장래에 지나쳐야 할 곳이기도 하다.
이름하여 황천반점(黃泉飯店). 저승길 나그네가, 그것도 살아생전 행세깨나 했던 위인들이 저승에 이르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청요릿집이다. 1980년대 신군부의 실세로 부상하며 7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전두환 대통령(전통)이 저승길 황천반점에 들렀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였고 주머니에 몰래 챙겨둔 노잣돈도 넉넉했던 터라 요리라도 몇 가지 시킬 요량으로 안방 쪽을 기웃거렸지만, 종업원이 출입구 부근 구석진 자리를 권하는 것이었다. 심기가 불편했지만 저승의 법도려니 하고 앉았는데, 안쪽의 제일 큰 방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한 상 가득 요리를 시켜놓고 근엄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지 않은가.
전통이 종업원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같은 대통령급인데 왜 이리 차별을 하는 거요?" 그러자 종업원이 기가 차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이 "이 양반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구먼, 노통(노태우 대통령)은 지금 자장면 한 그릇도 못 먹고 배달 나가고 없구먼…."
아차 싶은 전통이 친구인 노통이 그렇다면 제일 미운 YS는 도대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조심스럽게 YS의 행방을 물어보았는데, 종업원의 말이 또 기가 막혔다. "YS는 배달도 못 미더워서 주방에서 양파를 까고 있소"라는 것이었다. 그때 DJ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또 박연차 게이트로 세인의 지탄을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황천반점에 들렀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역대 대통령의 재직 중 행적을 빗댄 우스갯소리는 또 있다. 소위 '밥솥' 얘기가 그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에서 돈을 빌려다 커다란 가마솥에 흰 쌀밥을 그득하게 해놓고는 비명에 갔는데, 전두환 대통령이 일가친척 모두 불러 잔치를 벌였다.
뒤이어 노태우 대통령도 남은 밥을 그런대로 긁어 먹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이 누룽지로 숭늉이나마 끓여 먹으려고 애써 불을 지피다가 그만 솥을 통째로 다 태워버리고 말았다. 그 뒤의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들이 모은 금을 팔아 새 전기밥솥을 겨우 하나 마련해 놓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코드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그마저 또 태워버렸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방귀'에 비교한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을 때 측근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곧 그 대통령의 재임 중 권력 이미지를 시사하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을 때 모 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말은 유명한 실화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어땠을까. 박통은 차지철을 불러 "임자! 보안에 부쳐"라고 지시를 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장세동이 "각하! 제가 뀐 걸로 하겠습니다"라고 했고, 노태우 대통령은 박철언에게 "자네가 뀐 걸로 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은 최형우 김동영을 불러 "너거는 안 뀌나?"라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방귀에는 권노갑 한화갑이 "대통령님! 저희가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은 "방귀도 참여입니다, 참여고요~"라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방귀를 에너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다나….
어느 정치학자가 한 마디로 비유한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면 이승만 대통령은 '왕조적 국부형',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기업 총수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을 '사단장감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을 '유사 민주형'으로 표현했다. 이어서 김영삼 대통령은 '유아독존형',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 짝사랑형'이라고 했다.
온가족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운명에 처한 노무현 대통령은 '똥고집표 코드정치형'쯤 되려나. 이명박 대통령은 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그러고 보면 우리 국민들은 지도자 복이 없는 것 같다. 국민은 위대한데 대통령은 어찌하여 자꾸만 왜소해지는지…. 小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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