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 아놀드 뵈클린

입력 2009-04-16 16:31:14

작 가 명 : 아놀드 뵈클린 (Arnold B?cklin 1826~1901)

제 목 : 해골이 있는 자화상 (SELBSTBILDNIS MIT FIEDELNDEM)

제작연도 : 1885년

크 기 : 98x77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베를린 국립 미술관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아놀드 뵈클린이 그린 '해골이 있는 자화상'은 상징적인 아이콘과 몽환적인 비현실성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요소인 삶과 죽음에 대해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어떤 환각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 속에는 형언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자연의 죽음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영혼성이 짙게 묻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단독 자화상으로 제작했지만 무엇인가에 귀를 기울이는 표정이었기 때문에 후에 사신(死神)이 추가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그리게 된 동기는 16세기 독일의 거장 홀바인의 '브라이얀 추우크경의 초상'의 배경에 그려진 사신의 해골에서 암시를 받아 이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미술사에서 자화상의 발전은 거울의 제조와 기술력에 의존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다. 고대에는 은이나 청동, 금속을 가공해서 거울을 만들었고, 오늘날에 쓰이는 유리거울은 독일에서 발명되어 16세기 베네치아에서 그 절정을 이루었다. 15세기부터 거울은 회화의 엠블램으로 화가들에게 작품제작을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자화상의 화가 요하네스 검프의 1646년 작품인 '거울 앞의 자화상'은 거울과 자화상의 불가분의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런가 하면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신성의 반사상이라 단언했으며, 동시에 거울이 만들어내는 환상을 인식의 가장 하등단계로 분류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림과 거울은 의미적인 면에서 다양함을 전해준다. 인간 존재와 거울의 갈등관계, 즉 선악의 문제, 신과 악마의 문제,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양면적 관계 속에서 늘 화가들은 고민해 왔으며 자화상을 통해 내면적 자아를 표출해 내기도 했다. 19세기 이전 화가들은 자신도 결코 극복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를 수동적으로 엄습하게 표현했다면, 20세기 들어 앤디워홀처럼 사회적 사건과 죽음의 문제를 이슈화 하여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데미안 허스트처럼 죽음을 가장 아름다운 개념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접근도 이루어지고 있다. 인간과 예술에 있어 '삶과 죽음'의 테마는 영원히 인간이 화가 자신과 함께 가져가는 과제인 셈이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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