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약간 낮췄더니 쉽네요" 재취업 사례 두가지

입력 2009-04-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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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대구 성서공단 내 한 회사에 근무했던 이모(36)씨는 5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지난해 말 그만뒀다. 그는 회사가 장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에는 뭔가 부족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 경영사정이 어려워져 직원들을 일부 감원해야 한다기에 고민 끝에 제 발로 회사를 걸어 나왔다. 대학 졸업 후 처음 취직했던 구미의 반도체 회사에 이어 두번째 실직이었다.

실직 이후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감산과 감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여개 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냈으나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온 곳은 대여섯 회사에 불과했고, 그나마 최종 면접에서 탈락을 했다. 특히 대구의 경제 사정이 다른 지역보다 더 어려운 것인지 인력 채용을 하는 업체가 드물었다. 생각보다 취업이 잘 안 되자 이씨는 조금씩 지쳐가고 초조해졌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친구가 예전에 노사공동 재취업지원센터(전직지원센터)를 통해 취업을 했다며 이 센터에 가 볼 것을 권유했다. 용기를 내 이 센터를 찾았고, 이 센터에 1주일에 한번 정도 들러 1, 2시간 정도 컨설턴트와 상담을 하면서 자기소개서·이력서 쓰는 방법, 면접에 대비하는 방법 등을 익혔다. 또한 이 센터에서 알선해 주는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고, 드디어 지난 2월 말 성서공단 내 한 밸브생산 회사에 취업을 했다.

그는 "예전에 냈던 이력서와는 달리 위 칸부터 최근의 직장 순으로 적었고, 자기소개서에는 성장배경 등은 간략하게 적는 대신 전 직장에서 맡았던 프로젝트나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이나 성취경험, 회사에 기여한 점 등을 적어 입사 지원서를 냈더니 인사담당자 눈에 띄어 취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력사원의 경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자신을 잘 PR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취업 희망자들이 남아 돌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채용 때 여러 가지를 따지는 만큼 봉급 등 눈높이를 조금 낮추는 것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례 2.

대구의 한 전자회사에 근무했던 박모(30·여)씨도 지난해 9월 회사의 감원 조치로 직장을 잃는 신세가 됐다. 5개월 동안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녹록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학원도 다니면서 준비를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일자리를 구하려고 인터넷을 뒤지다가 재취업지원센터를 알게 됐다. 전화로 전직지원서비스를 신청했다. 무료로 상담과 교육은 물론 취업알선과 사후관리도 해준다고 하니 혹시 사기 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했다. 용기를 내 직접 센터를 찾았고, 상담을 하는 동안 신뢰를 갖게 됐다.

그녀는 1주일에 이틀은 이 센터를 직접 방문해 상담과 취업에 필요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보는 방법 등을 익혔다. 또 이 센터에서 걸려오는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입사할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고 몇 군데 입사지원서를 냈고, 드디어 2주일 만에 전자회사에 당당히 재취업할 수 있게 됐다.

그녀는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와 조건을 맞추기보다는 눈높이를 약간 낮춰 지원했더니 재취업이 의외로 쉬웠다"면서 "적성에 맞는 일을 골라야 하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재취업지원센터 등의 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재취업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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