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불황' 로또는 '호황'

입력 2009-04-14 08:44:32

얇아진 월급봉투, 줄어든 매출, 허망한 심정을 '로또'로 달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러 경제 지표에서 전국 3대도시라는 명함을 내놓지 못하는 대구는 로또 당첨자 숫자에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3위'에 이름을 내걸고 있다.

나눔로또가 올들어 이달 첫주(4월4일 추첨분·331회)까지 모두 14주의 회차별 판매금액을 집계해본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판매액이 12.8%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불황 등으로 '한방'에 인생역전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로또는 모두 6천622억원어치가 팔리면서 회차당 473억원가량의 판매금액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시기는 5천868억원(회차당 평균 판매액은 419억원)이었다.

올들어서는 1월 첫째주부터 4월 첫째주까지 14주 모두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판매금액이 더 많았다.

올들어 전체 로또복권 판매액의 지역별 비중을 나눠보자 서울이 25%, 경기도가 24%로 로또 판매액의 절반을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었다. 인천(6%)까지 포함하면 60% 가까이의 로또복권을 수도권지역에서 소화해내고 있었다.

올들어 이달 첫째주까지 1등 당첨자는 모두 92명으로 회차당 평균 6명씩이 나왔고 지역별로는 서울 24명, 경기 19명으로 역시 로또를 많이 사간 지역에서 1등이 많았다.

하지만 대구는 전국 판매 비중이 5%로 서울·경기를 제외한 다른 지역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1등 당첨자는 9명이나 나오면서 서울·경기에 이어 가장 많은 1등 당첨자를 생산, 전국에서 가장 '운수대통한' 도시였다. 대구는 올들어 로또 판매액 비율이 전국 5%에 머물지만 로또 1등 당첨자 숫자로 따지면 전국 비중 10%를 기록, 1등 당첨자 비율이 판매액 비율의 2배였다.

1등 당첨자가 가장 많은 서울은 24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와 올해 1등 당첨자 숫자의 26%를 점유했다. 서울 전국 로또 판매비중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비중과 거의 똑같은 비율의 1등 당첨자를 냈을 뿐이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