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이 달렸다…대구국제마라톤 시민축제로 승화

입력 2009-04-13 09:36:42

▲ 대구지역 낮최고 기온이 26.3 ℃ 로 무더운 날씨를 보인 12일 대구국제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한 참가자가 경기 직후 물을 뒤집어 쓰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대구지역 낮최고 기온이 26.3 ℃ 로 무더운 날씨를 보인 12일 대구국제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한 참가자가 경기 직후 물을 뒤집어 쓰며 열기를 식히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2일 오전 2009대구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 앞에서 8월 2일 개최 예정인 삼척 국제마라톤대회 관계자가 경품을 제공하며 대회 홍보를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12일 오전 2009대구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린 대구스타디움 앞에서 8월 2일 개최 예정인 삼척 국제마라톤대회 관계자가 경품을 제공하며 대회 홍보를 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2009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열렸던 12일 대구 도심 일대는 마라톤 동호인들의 열정과 시민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번 대회는 개선된 코스에 대한 호평과 성숙한 시민의식 등이 어우러져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의 성공 전망을 밝게 했다.

◆이른 더위만큼 뜨거운 열기

오전 7시, 대구스타디움은 참가 선수와 시민 등 1만5천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동호회 부스가 설치된 서편 주차장 인근은 몸을 풀거나 구호에 맞춰 뜀박질하는 선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출발 시각이 다가오자 형형색색의 유니폼과 펄럭이는 깃발들이 도로를 메우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2천11개의 주황색 풍선을 손에 들었고, 화려한 축포와 함께 풍선들은 일제히 하늘로 날았다. 오전 8시 출발 총성이 울리자 선수들은 아스팔트를 박차며 뛰어나갔고, 선수 행렬은 수백m나 이어져 장관을 연출했다.

마라톤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이재훈(26)씨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참가한 것을 보고 놀랐다"며 "함께 달린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국제대회 승격 때문인지 외국인 동호인들의 수도 적잖았다. 미국인 존 스토켈(36)씨는 "출전 선수들의 에너지와 도전 정신이 놀랍다. 일본에서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큰 경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거리는 흥겨운 축제의 물결

이날 오전 마라톤 코스 주변 곳곳은 농악대와 치어리더 공연, 밸리댄스, 색소폰 연주 등 다채로운 공연과 거리 응원이 펼쳐졌고, 이에 참가 선수들이 호응하면서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됐다. 농악대의 풍물 소리에 시민들은 어깨춤을 들썩였고, 밸리댄스에 정신을 파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마라톤 코스 주변에는 17개 공연팀이 거리 공연을 펼쳤고, 거리응원단 20개팀이 선수들이 지나는 주요 지점마다 자리를 잡았다. 시민들도 뛰어나와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수성구 신매네거리에서 응원을 한 이동철씨는 "빵을 사러 가는 길에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 가족들을 불러냈다"며 "신명나는 마라톤 대회인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 열기가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흥겨운 응원전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했다.

◆운영 미숙은 아쉬워

참가선수들은 지난해 대회에 비해 코스가 개선되고 시민 의식이 훨씬 세련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지난 대회 때 참가했다는 부부마라톤클럽 한 회원은 "지난해에는 교통 통제를 비난하는 시민들이 많았으나 올해는 응원전까지 펼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운영 미숙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고쳐야할 숙제로 남았다. 화장실과 탈의실이 부족해 일부 참가자들이 불편을 겪었으며, 10km 코스의 선두주자와 풀코스 후미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이 코스 이탈을 한 점도 지적사항이었다. 10km 코스 1위를 차지한 백영인(35)씨는 "경찰 유도차가 50~100m 거리를 앞서나가야 하는데, 30m 정도로 거리가 짧아 코스를 이탈하는 선수들이 있었다"며 "특히 수성IC에서 유턴을 하는 과정에서 잘못 섞여 다시 선두로 나서느라 30초 정도 기록 손해를 봤다"고 했다.

일부 코스에서 시민 응원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르막 구간인 연호네거리~월드컵삼거리 구간의 경우 가장 힘든 구간인데도 응원을 하는 시민들을 보기 힘들었다. 임순택(41·경기 성남)씨는 "다른 국제적인 대회에서는 마라토너들에게 가장 힘든 구간인 30km 지점에서 시민들의 응원이 많다. 그래야 기록 단축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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