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천122개 '석면 약' 판매 중지·회수 조치를 내린 10일, 병원과 약국 등에서 당초 예상보다 큰 혼란은 없었다.
이날 오전 북구 침산동 병원 밀집지역의 한 이비인후과 의사는 "식약청이 발표한 '석면 약' 목록에 다행히 우리 병원이 처방한 약품이 하나도 없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개인 의원이 사용하는 약 종류는 많아야 100가지를 넘지 않아 '석면 약'으로 분류된 약이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인근 다른 내과 병원장도 "2개 약이 해당됐지만 대체 약품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ㅈ약국 약사는 1천122개 목록을 보여주면서 약사는 "형광펜으로 표시한 제품은 지금까지 판매하던 제품들이며 9일 오후부터 판매를 중단했다"며 "하지만 제품 수가 많지 않아 생각했던 것보다 불편이 적었다"고 했다.
또 다른 동네의 한 약사는 "인근 약국끼리 '석면 약'에 대해 정보교환을 한 데다 우리 약국은 40여개 제품만 처방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영남대병원 인근 한 약국 약사는 "손님들의 문의가 많아진 데다 손님이 '석면 약'이라도 굳이 써겠다고 고집을 부려 난처한 경우가 있었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등 지역 대형종합병원 역시 10일부터 식약청이 발표한 1천122개의 제품을 제외한 채 환자들에게 처방을 하고 있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사용약품 18가지와 원외 처방약품 8종이 해당됐으나 상당수는 비타민제여서 대체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동산병원 역시 "식약청이 발표한 목록 중 30여 종이 처방에 사용되고 있지만 9일 오후부터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며 "다만 몇 개 약품에 대한 대체약품 선정 논의만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병·의원과 약국에서 처방 또는 판매되는 의약품 가운데 '석면 약'의 비중이 크지 않아 약 때문에 곤란을 겪은 환자는 거의 없었다. 감기에 걸린 4세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은 주부 정지유(35)씨는 "아이에게 '석면 약'이 처방될까봐 의사에게 재차 확인했지만 해당 약품이 몇 가지 안 되고 벌써 사용을 중단했다는 설명을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대구약사회 관계자는 "약국들이 발 빠르게 대처한 데다 '석면 약'이 약국에서 처방하는 약의 일부에 불과했지만 약 회수, 반품 등에 시간이 걸린다"며 "식약청과 보건복지가족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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