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보인다] 재테크 재시작 적기일까?

입력 2009-04-09 11:10:06

전 세계가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주말 북한은 로켓발사를 감행했다. 그러나 과거 비슷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투자시장에는 별 영향을 못 미쳤다. 오히려 주초에 1300선을 넘어서면서 주식시장에는 훈풍이 불었다.

최근에 경기 상황을 관망하며 움츠려 있던 돈이 돌기 시작했다. 초저 금리에 지친 자금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수익이 보이면 쏜살같이 움직이고 있다. 증시를 비롯해 금융시장에 봄기운이 도는 분위기다. 그동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같은 단기상품에 머물며 대기하던 부동자금(약 800조원)이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MMF 잔액은 지난달 16일 사상 최고치로 126조원대를 찍은 후 매일같이 감소, 현재 120조원을 밑돌고 있다. 반면 증시 예비자금의 지표로 알려져 있는 고객 예탁금은 1일 현재 13조원을 웃돌아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시장에는 연일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돈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필자가 아는 한 고객도 지난달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뒀던 여윳돈 1억원을 빼내 국내 우량주를 사들였다. "아직 바닥을 완전히 찍었다는 확신은 없지만 지금이 험악한 하락장은 어느 정도의 바닥 근처라 보고, 상승 분위기를 잘 타서 제때 빠져나오면 정기예금 이자 몇 배는 챙길 수 있다"고 공통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가 호전되고 있다는 신호는 여기저기에서 감지되고 있다. 일선 은행과 증권사 PB팀장들은 "지금 주식을 살 때가 아니냐"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 금융상품에 자금을 넣어놓고 시장을 외면해 오던 큰손 고객들이 돈 보따리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투자자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펀드 수익률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올해 1분기(지난해 말 대비 3월 31일 기준 수익률) 해외펀드의 특징은 러시아와 브라질펀드, 중국펀드 등 지난해 대표적으로 반토막 이상 난 펀드들이 대거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무엇보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이들 펀드 수익률 회복의 1등 공신이란 평가다. 배럴당 35달러까지 떨어졌던 원유 가격이 회복되면서 원자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이 19.5%에 달하고 있으며 러시아펀드도 14.9%로 선방했다. 원자재에 투자하는 기초소재펀드 역시 1분기 12.6%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편 해외펀드 중 시장의 관심이 가장 많은 중국펀드는 1분기 회복세도 훌륭했다. 미국의 소비가 줄면 수출 중심의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책을 발표하자 중국이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부각될 것이란 기대감이 오히려 큰 상태다. 금융위기에 따른 시장불안 완화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로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탈환하는 등 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5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4일 펀드 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452개 일반 주식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은 2.99%를 기록했다.

배당주 펀드(33개)는 2.53%, 코스피 200지수를 기초로 한 인덱스펀드(92개)는 2.40%를 기록했으며, 중소형주 펀드(17개)는 3.33%를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로는 2.67%를 기록했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IT관련주가 선전함에 따라 IT섹터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본격적인 재테크에 나서기엔 시기상조이다. 살얼음판 같았던 1분기 보다는 유동성과 경제성장 여건이 호전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는 있으나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의 반응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혼재해 있는 형국이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재테크보다는 수비형 재테크에 치중하되 틈새상품을 노리는 것이 좋겠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인플레이션 헤지 전략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갑자기 돈이 빠져나가도 문제이지만 갑자기 돈이 몰려도 문제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다.

(053-746-2211).

노경우 (위드VIP자산관리㈜ 컨설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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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유가상승세가 예상되면서 최근 들어 이 펀드에는 많읕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고, 최근 유사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10.26%, 설정일 이후 수익률은 19.09%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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