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고, 찾아오는 곳으로" 대구도심 이렇게 바뀝니다

입력 2009-04-09 06:00:00

[대구 도심 재창조] 대구시 도심재생 기본 구상

대구시가 지난해 3월 발주한 '도심재생 기본 구상' 용역의 최종 보고회가 지난 7일 열렸다. 대구시는 2007년 2월 도심활성화 정책 워크숍을 개최한 이후 종합계획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7회에 걸쳐 도심재창조 토론회를 개최하며 기본 방향과 목표, 전략사업 발굴 등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2년여에 걸친 대구시의 준비와 전문가들의 의견, 시민들의 의사가 이번 기본 구상에 담긴 셈이다. 기본 구상의 내용과 보고회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한다.

◆도심을 4개 공간으로 구분

기본 구상에서는 국채보상로와 중앙로가 만나는 중앙네거리를 중심으로 도심을 4개 공간으로 나누었다. 중앙네거리의 북서쪽은 역사문화 체험공간, 북동쪽은 도심 상업 활성화 공간, 남서쪽은 도심 가로 재창조 공간, 남동쪽은 도심 엔터테인먼트 창출 공간이다. 용역을 맡고 있는 대구경북연구원 이상용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심재창조를 위해선 테마별 공간 배치가 불가피하다"며 "도심의 성격상 어느 지역이든 여러 테마들이 뒤섞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적인 구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역사문화 체험공간의 경우 대구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기존 자산을 활용해 문화공간을 조성, 브랜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달성 토성 및 주변 정비로 대구의 역사 발원지 복원, 문화창조발전소와 시민회관을 활용한 문화거점 마련, 경상감영과 주변 정비로 상징공간 조성, 향촌동과 북성로의 근대 역사문화 흔적 살리기 등이 핵심 사업이다.

상업 활성화 공간은 기능 다양화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재래시장과 테마상가를 활성화하는 데 주목했다. KTX 대구역 정차, 보행중심 가로 재구성, 국채보상로 녹지축 신천 연계 등을 통해 위축된 상권을 되살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가로 재창조 공간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골목길과 가로를 테마화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자적 콘텐츠로 만들어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됐다. 약전골목과 종로, 진골목 등을 잇는 근대역사벨트 조성, 중앙로 일대 소극장 집적지 조성, 달구벌대로변 업무중심지구 조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엔터테인먼트 창출 공간의 경우 다채롭고 재미있는 신개념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만들어 모든 계층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기존 공간을 테마화하고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 도심 활동거점을 형성하는 방안, 업무·교육·놀이 등 도심활동의 다양화를 유도하는 방안 등이 나왔다.

◆9대 전략사업

4개로 나눈 공간 구상에서 9대 전략사업, 25개 세부사업이 추출됐다. 대구 도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역사벨트 조성 사업으로 종로 재생, 경상감영공원 역사테마화, 향촌동 문학사 흔적 복원이 포함됐다. 달성토성을 복원해 달성공원을 역사테마공원으로 조성하고 달서천 복원, 천변 재개발 등을 추진하는 사업도 제안됐다. 도심 내부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설정하고 도심 순환버스를 운행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재래시장과 테마상가 활성화를 위해 서문·칠성시장은 복합사회문화공간으로, 교동·염매시장은 테마형 시장으로, 약전골목은 종합적인 전통 웰빙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이 담겼다.

도심 녹지축 구성을 위해 국채보상로에 그린웨이를 조성하고 신천대로 수변공원과 연계하는 사업도 나왔다. 도심 활동거점 조성을 위해 공평주차장 부지를 놀이 중심 복합 테마공간으로 개발하고 2·28기념중앙공원에 광장을 조성하는 한편 지식창조형 도서관을 건립하는 사업도 중요하게 꼽혔다. 도심 문화축 조성 사업으로는 시민회관 지하도 문화공간화, 중앙로 일대 소극장 집적지 조성, 도심 일원 33공연장 조성, 삼덕동 카페거리 활성화, 봉산문화거리 활성화 등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됐다. 또 도심형 주거단지 개발을 위해 블록단위 공동주택과 친환경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시민운동장과 제일모직 부지에 랜드마크적인 복합용도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도 언급됐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 모색 필요

기본 구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구 도심의 정체성을 다시 규정하고 정리된 틀 속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돼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세부적인 면에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대구대 건축공학과 예명해 교수는 "도심의 역사적 자산은 보존이든 복원이든 연구와 함께 천천히 추진돼야 한다"며 "토성, 감영 등은 가능하면 사전조사와 발굴 후 콘텐츠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자"고 말했다. 경북대 건축학과 하재명 교수는 "공공사업이 도심재창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수"라며 "연관 사업을 큰 틀로 묶어 대형화해야 실현 가능성이 있고 실질적인 변화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대구흥사단 최현복 사무처장은 "도심에서는 개발해야 할 곳보다 개발하지 않아야 할 곳에 대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큰 틀에서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측면에서도 사업 타당성과 방향이 사전에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경북대 건축학과 이정호 교수는 "단순히 보행중심을 외칠 게 아니라 보행체계와 선적인 연결, 자전거에 대한 배려까지 생각해 진정 사람을 위한 도심을 만들어야 한다"며 "시민들의 협조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연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사진·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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