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대형산불, 인명·가옥 피해 없어 '그나마 다행'

입력 2009-04-08 09:33:32

▲ 칠곡 지천면 심천2리 염불사의 성철 스님과 칠곡경찰서 유경종 지천파출소장이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에 등을 그을린 진돗개가 보인다. 이창희 기자
▲ 칠곡 지천면 심천2리 염불사의 성철 스님과 칠곡경찰서 유경종 지천파출소장이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뒤편에 등을 그을린 진돗개가 보인다. 이창희 기자

6,7,8일 사흘간 칠곡 지천·동명면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에도 인명과 가옥 피해가 거의 없었다. 소방·행정·경찰 당국의 신속 대응 덕분이었다.

산불이 발생한 지천·동명면은 임야와 마을이 바로 붙어 있는 지역으로 사찰 3곳을 비롯해 5개 마을 140여 가구에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산불 발생 초기부터 화선이 워낙 넓게 번져 인명·가옥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산림·소방당국은 진화와 함께 인명과 가옥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쯤 25가구가 밀집한 지천면 창평2리에는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민가 30여m 근처까지 밀어닥쳤지만 당국은 마을회관 등으로 주민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킨 후 가옥 근처에 물대포를 집중적으로 퍼부으며 불길을 물리쳤다. 또 임야에 둘러싸인 극락사·녹봉사 등 사찰 2곳 주변에도 물대포를 쏘아 주변 임야는 모두 불탔지만 사찰은 무사했다.

지천면 심천2리 속칭 점마마을은 이날 낮 12시쯤 불길이 민가 근처까지 번져 산중턱에 위치한 염불사와 민가 4가구 등 6명의 주민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칠곡경찰서 지천파출소 유경종 소장을 비롯한 경찰관들은 순찰 차량으로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염불사의 성철 스님은 "사찰 근처 임야가 모두 불 붙어 접근이 힘들었지만 경찰관의 도움으로 연로한 주지 대각 스님(76)이 안전하게 대피했다"며 "사찰을 지키는 진돗개의 등이 산불에 그을렸을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경북경찰청 헬기까지 산불 진화에 투입하고 150여 명의 경찰력을 진화에 동원했으며, 칠곡군청 직원 500여명을 비롯한 경북도청 직원, 소방 및 의용소방대원, 군 장병 등은 대부분 하룻밤을 꼬박 새우며 화마와 싸웠다.

지천면 창평2리 마을회관에 마련된 상황본부에서 밤새워 진화를 진두지휘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배상도 칠곡군수, 이승율 부군수, 경북도 우병윤 환경해양산림국장 등은 "강한 바람 때문에 산불피해가 컸던 점은 안타깝지만, 진화에 나선 모든 인력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명·가옥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칠곡·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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