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베이비파우더 때문? 0~4세 호흡기 질환 급증

입력 2009-04-08 09:54:23

석면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석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암, 중피종, 진폐증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고 호흡기 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들어 0~4세의 영유아들이 폐암, 중피종, 진폐증을 앓는 사례가 많아 우려된다.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보건복지가족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면 진폐증 환자 수가 2004년 62명이었으나 지난해 9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5년새 50%가 늘어난 셈이다.

폐암과 중피종, 진폐증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2008년 5만2천290명으로 집계됐다. 2005년 환자 수가 4만5천934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14%가량 증가한 수치다. 폐암, 중피종 및 진폐증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했다. 폐암의 경우 최근 5년간 전체 환자의 55.5%(13만3천468명)가 65세 이상 노인이었으며, 중피종과 진폐증의 노인환자 비율도 각각 35%에 달했다.

최근 들어 0~4세 영유아에서 폐암이나 중피종 및 진폐증을 앓는 경우가 뚜렷해졌다. 영유아 환자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폐암이 37명, 중피종 3명, 진폐증 2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불거진 '석면 베이비파우더' 영향이 영유아의 호흡기 계통 질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임 의원은 설명했다.

호흡기 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해마다 증가해 2004년 1만4천168명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1만4천864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0~4세 영유아 환자는 최근 5년 동안 402명으로 집계돼 매년 80여명가량의 영유아가 호흡기 계통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다중이용시설에 관한 실내오염 상태를 측정한 결과 측정대상 11곳 중 2곳이 석면 농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 현재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는 석면과 관련된 기준만 있을 뿐 제재규정을 마련해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 의원은 "일단 석면에 노출되면 치유책이 없는 만큼 범정부차원의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특히 어린이 노약자 등 건강 취약계층이 사용하는 용품과 시설에 대해 특별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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