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가 꿈꾸고 주장하는 평화와 비폭력으로 충만한 티베트는 중세적 신권정치가 약속하는 평화이다. 달라이 라마의 티베트란 1951년 이전으로 돌아간 티베트, 히말라야의 라마왕국이다. 2008년 3월 라싸의 대중시위는 바로 그 시대착오적인 신권정치가 시장사회주의 20년 만에 중국 인민인 티베트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다."-샹그리라의 신권과 시장사회주의- 중에서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 유재현 글·사진/ 그린비 펴냄/ 327쪽/ 1만5천900원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는 모두 10여명, 그 중 카투만두와 박타푸르, 파탄의 세 쿠마리가 가장 지위가 높아 로열 쿠마리로 불린다. 사원들로 가득 찬 덜발 광장은 역사성이 가장 강력한 힌두 왕국이 있던 자리, 연일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곳에 왕실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온 로열 쿠마리가 살고 있다. 그녀는 하루에 몇 번, 단 몇 초만 얼굴을 내밀고 사라질 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쿠마리는 여신이 아니라 노예다- 중에서
'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 W' MBC 'W'제작팀 지음/ 삼성출판사 펴냄'/ 294쪽/ 1만2천800원
유재현의 온더로드 시리즈 중에서 그 네번째 '아시아의 오늘을 걷다'는 비록 아프긴 하지만 아시아의 희망을 말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최초의 실험이라는 네팔의 민주주의 이야기는 한때, 주체사상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부르짖던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20세기 공산주의의 파탄이 민주주의의 파탄이었다는 뼈아픈 교훈을 말하고 있다. 무력으로 혁명을 성취할 수 있는 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네팔 공산당이 의회민주주의 속에서 '다당제'를 선택한 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가져온 관료화와 부패, 타락 때문이었다. 인민전쟁보다는 의회민주주의를 선택한 수정주의(?)의 성공 여부는 비록 불투명하긴 하지만 20세기 사회주의의 실패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근본적인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망명 정부에 대한 비판은 막연한 온정주의가 가지는 맹신에 대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MBC의 국제 시사프로그램 'W'제작팀이 지은 '세계를 보는 새로운 창 W'는 자본의 논리와 서구 언론의 시각에서 탈피하려는 의도만으로도 새로운 시선이다. 책에 실린 19개의 이야기에는 프로그램을 미처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세상에 대한 제작진의 따뜻한 시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유재현의 글이나 'W'제작팀의 시선은 희망의 근거가 사람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 목련의 흰 꽃잎이 비에 지는 것은 슬프지만 개나리와 벚꽃이 지천으로 피어나는 것 또한 봄의 기쁨이다. 봄기운 가득한 시간, 소통과 나눔의 마음으로 지인들에게 편지라도 쓸 일이다.
전태흥(여행 작가·㈜미래티엔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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