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中企들 "위기일수록 R&D인력 아껴야죠"

입력 2009-04-07 08:53:54

▲ 구미전자정보기술원내 ㈜에스엠텔 연구원들이
▲ 구미전자정보기술원내 ㈜에스엠텔 연구원들이 '아이 캔 두 잇(I Can Do It)'을 외치고 있다. 이창희 기자

"중소기업의 승패는 R&D 경쟁력에 달려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워도 R&D 인력은 가능한 구조조정을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내 금형·사출성형 전문생산업체 GNB㈜ 이원홍 사장)

"지금 당장 매출도 중요하겠지만 경기 회복 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더 중요합니다. 미래의 먹을거리를 창출하는 것은 바로 연구개발 인력들이죠. 저희 회사는 기술연구소의 R&D 인력을 보강하고 있습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내 슬리터·코터·라미네이터 설비제작업체인 ㈜프로템 황중국 사장)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자체 기술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으며 R&D 인력을 보강, 유지하려는 기업들이 많아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내 1천150여개 기업체 중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체는 2005년 113개사, 2006년 160개사, 2007년 184개사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기업체 중 대기업은 25개사이며 나머지는 모두 중소기업이다.

자체 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자체 브랜드 개발 등 대기업 그늘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들을 쏟고 있어 구미공단의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NB㈜는 임직원 80여명 중 16명이 연구원이며 경기부진으로 어려움이 많지만 경기회복 때를 대비해 R&D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임직원 47명 중 10명이 연구원인 ㈜프로템은 최근 연구원 1명과 사원 3명을 충원했다. 프로템은 신기술 개발로 프로템이란 자체 브랜드를 달고 전 세계 22개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휴대전화 개발업체인 ㈜에스엠텔(대표 공태호)은 임직원 45명 중 서무 직원 1명을 제외한 44명이 모두 연구원이다. 44명의 연구원 중 39명은 휴대전화 기술개발에, 나머지 5명은 근거리 무선 네트워크 등 자체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 이원방 연구소장은 "지난 연말 급격한 경기침체로 매출이 많이 줄었지만 연구인력을 줄이진 않았다"며 "경기회복세에 대비해야 하고 호흡이 제대로 맞는 고급인력을 새로 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성회로기판 업체 ㈜하이퍼플렉스는 11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섬유업체 영도벨벳과 함께 LCD 공정 중 액정 방향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공정에 쓰이는 섬유를 개발, 주목 받았던 이 회사는 2003년 4명이던 연구원을 꾸준히 늘렸다. 이 회사 노재규 수석연구원은 "우수한 연구인력들은 회사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며 "LG 등 모기업이 구미에 있는 만큼 빠른 대응을 위해 조만간 서울에 있는 본사를 구미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이종형 원장은 "쉽지 않는 경기 속에 부설연구소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늘고, 연구인력 감원이 없는 것은 구미공단의 경쟁력이자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