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우리 주식시장뿐만 아닙니다. 해외 주요 시장의 주가지수도 회복세를 보인 곳이 많아지면서 큰 손실을 감수하고 펀드를 환매했던 사람들은 땅을 치며 울고 있습니다.
자영업을 하는 장국호(가명'44)씨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올 초 러시아펀드 등에서 큰 손실을 봤지만 추가적인 손실을 줄이고자 눈물을 머금고 환매를 했습니다. 3월 위기설이니, 동유럽의 국가부도니 하는 우려가 신문지상을 도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오르면서 그는 당황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는 하소연합니다. 초저금리 시대, 예'적금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예측하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가는 주식시장. 그는 정말 길을 찾지 못하겠다고 합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장씨가 잃어버린 길을 찾아봤습니다.
◆포트폴리오 성과, 자산 배분 전략에 달려=장씨는 2007년 하반기부터 주식형펀드 투자를 시작했다. 3월 위기설과 동유럽의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불안감이 들자 더 큰 손실을 줄이기 위해 러시아펀드 등에서 펀드를 대부분 환매하고 지금은 국내펀드만 갖고 있다. 손실도 만만치 않게 봤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펀드를 비롯해 국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상당 부분 회복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는 속이 쓰리다. 올 초부터 러시아펀드 비중을 줄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고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는데 결과는 오히려 반대로 나타나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장씨는 러시아펀드가 수익률에서 선전할 때 들어갔다가 러시아의 금융위기가 고조된 이후 최악의 상황에서 환매를 한 것이 손실을 키웠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식시장의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해서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시장 타이밍보다는 자산배분전략이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결정한다. 이는 미국에서 1974년부터 1983년 사이에 대형연금플랜에 대한 수익률 결정요인 연구에 의해 확고하게 지지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자산배분정책이 총 수익률 변동의 91.5%를 좌우하고, 증권선택은 4.6%, 시장예측은 1.8%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식형펀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에 따라 유행이나 테마를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짠 뒤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형펀드 비중 늘려 장기 투자하라=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은 3.5% 정도에 불과하다. 장씨가 펀드에서 손실을 본 금액을 정기예금을 통해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손실을 만회하는 것은 빼버린다 해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정기예금만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MMF에 들어있는 돈을 다시 주식형펀드로 굴릴 것을 권한다. 우선 금융자산에 대한 배분을 전반적으로 다시 검토하자. 금융자산 1억3천만원 중 비상예비자금으로 2천만원을 MMF에 확보해 놓아야 한다. 사업을 하는 장씨는 불시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기예금은 지난해 10월 7%대 이자율로 2년 만기 상품에 가입, 고금리 혜택을 보고 있어 만기까지 유지하면 된다. MMF에 들어 있는 돈 8천만원 중 비상예비자금 2천만원을 제외한 6천만원은 다시 주식형펀드에 투자하자.
펀드투자는 펀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부터 출발한다. 유행이나 테마에 따라 최근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펀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투자 차원에서 국가별, 운용스타일별로 배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펀드에 가입할 때에도 한꺼번에 투자하지 말고 분할해서 가입을 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다.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었다면 개별펀드의 성과를 점검하면서 적어도 5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된다. 펀드투자는 단기적인 성과를 가지고 따져서는 안 된다. 현재의 금융위기가 해결이 되고 경기가 회복되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종신보험'노후 준비 등 위험관리는 필수=보험을 극히 싫어했던 장씨는 최근 사고로 사망한 지인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남아있는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는 것을 보면서 보장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셈이다.
종신보험은 장씨의 나이를 감안하면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 따라서 종신보장은 최소화하고 60세까지 보장받는 정기특약으로 사망보험금을 준비하면 보장금액은 유지하면서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 또 의료비 보장을 위한 실손보험도 15만원 정도면 부인과 함께 준비가 가능하다.
장씨는 최근 한가지 고민이 더 생겼다. 부모님이 크지 않은 사업이었지만 그것으로 생활비를 충당해 왔는데 경기침체 여파로 사업을 접은 것이다. 앞으로 생활비는 형제들이 십시일반 드리기로 했지만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장씨의 장인은 공무원으로 은퇴하면서 매월 받는 연금으로 생활 중이다. 자식들에게 부담도 되지 않고 본인들도 마음의 짐 없이 편안히 살고 있다. 이를 보면서 장씨는 자신의 노후준비에 대한 걱정도 생겼다. 장씨는 소득공제 목적으로 연금보험에 25만원을 가입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매월 50만원씩 변액연금보험에 넣을 것을 권한다. 물론 이 정도 저축으로 충분하지 않지만 목돈을 잘 굴려 나중에 교육자금에 충당하고 남으면 변액연금보험에 추가 납입해서 준비하라.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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