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생각] 아이와 함께 가는 엄마

입력 2009-04-07 06:00:00

딸애가 중학교에 들어간 지 한 달이 되어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의 모습을 갖춘 것 같다. 예전 초등학생 때와는 다르게 아침시간이 부산한 느낌이 없고 왠지 진정되고 또 아침식사를 하며 가족 간의 대화도 가능해졌다. 그날그날 계획이라던가. 다짐 등도 함께하며 기분 좋게 맞이하는 새날의 아침이 작은 행복감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조금 일찍 일어나니까 이렇게 다른 것을…….

부산스러웠던 예전의 아침시간이 조금은 후회가 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침식탁에서의 화젯거리는 참 다양하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건강관리 이야기, 혹은 전날 있었던 재미났던 사건이야기 등등으로 아빠와 딸아이는 잠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 아이의 말을 가만 들어보면 사춘기라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지는 듯하다. 아빠보다 먼저 현관문을 나서는 아침의 밝은 뒷모습은 더 이상 잠이 덜 깨어 뭔가 불안해 보이는 어린아이가 아닌 여중학생의 모습이다.

지난달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소홀했던 학습계획을 이번 달에 다시 다잡아 보아야 한다.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치르게 되는 1차 지필고사가 이달 말에 있다고 하니까 긴장이 되는 한 달이 될 것 같다. 그동안 인터넷강의를 들어온 딸아이 학습지를 들쳐보니 너무 깨끗하다. 엄마 특유의 불안감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아직은 엄마의 간섭과 관리가 더 필요했던 것일까? 사실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과정은 없는데 내가 너무 성급히 아이에게 모든 것을 책임지워 준건 아닐까? 이제라도 다시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걸어가는 연습을 해야 하나?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언제부터인지 조금씩 조급해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나 잘 크고 있는 아이에게 내 조급한 마음으로 닦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엄마의 조급함이 절대 아이에게 도움이 될 리가 없고 또 필요 이상의 간섭이 생기면 아이 역시 자신감을 잃어가며 나약해지기 십상이다. 가끔은 한걸음 뒤로 물러나서 편안하고 넓은 안목으로 아이와 눈높이를 함께할 필요를 느낀다. 오늘 아이가 인터넷강의 공부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으니 저녁에는 딸애와 함께하며 지도해주고 내일은 조금 나아진 모습을 갖길 기대하는 게 좋겠다.

나이에 맞게 잘 성장해주는 아이를 보며 감사할 줄 알아야겠다. 지금은 호기심도 많고 자기주장도 강하며 또 친구와 취미생활 등이 무척 중요하게 생각되는 때이다. 이 때에 갖는 아이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또 중요하게 생각해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앞서가는 부모도 아닌 누구 따라잡는 엄마도 아닌 딸아이와 함께 가는 엄마. 옆에서 응원해주는 엄마가 되어 밝고 맑은 청소년시기를 보내주길 기도해보자.

조미경(소선여중 1년 최정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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