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우동균 맹타…삼성, 개막 2연승 신바람

입력 2009-04-06 08:33:56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지역 출신 선수들이 삼성 라이온즈의 2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5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경북고 출신 새내기 김상수의 공·수에 걸친 활약과 상원고 출신 2년차인 우동균의 우월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LG 트윈스를 5대3으로 제쳤다. 전날 개막전에선 선발 투수 윤성환(7이닝 3피안타 1실점)이 LG 타선을 봉쇄, 6대2로 승리를 거뒀다.

시즌 개막 전 선동열 감독은 "김상수가 부진하다 해도 한 시즌 내내 쓰면서 지켜볼 생각도 하고 있다 .다만 제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김)상수 스스로 부담스러워할까 우려된다. 일찌감치 안타가 터져 그 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우동균에 대해서도 "타격 자질이 빼어난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며 기회를 꾸준히 주겠다고 했다.

4일 개막전에서 김상수가 첫 두 타석 때 삼진으로 물러날 때만 해도 우려가 혹시 현실화되나 싶었다. 하지만 김상수는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봉중근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 신고식을 깔끔하게 치렀다. 이날 남긴 성적은 5타수 2안타. 5회 내야 플라이 타구를 바로 잡지 않고 재치있게 원바운드로 처리, 유격수에서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만든 수비도 돋보였다.

5일 김상수(4타수 2안타 1타점)는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0대2로 뒤진 3회말 2사에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조동찬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4대3으로 승부를 뒤집은 5회말 1사 1, 3루 때는 3루 주자로 나가 있다가 박석민의 내야 땅볼이 나오자 과감히 홈으로 파고들었고 LG 포수 조인성의 태그를 피하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우동균의 한방은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우동균은 김상수와 마찬가지로 170㎝를 조금 넘는 키에 70㎏에 못 미치는 체구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와 정확히 공을 맞추는 능력을 가져 종종 장타를 뿜어냈는데 5회말 박진만이 좌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가자 LG 선발 정재복의 시속 140㎞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는 동점 2점포를 터뜨렸다.

전날 14안타를 친 데 이어 삼성 타선은 이날도 안타 8개를 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조동찬이 전날 솔로 홈런을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이날도 3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둘렀고 옆구리 통증으로 개막전을 거른 뒤 이날 출장한 최형우는 5회말 우동균의 2점포가 터진 뒤 적시타를 날려 점수를 보탰다. 최형우에 앞서 나온 양준혁은 희생 번트로 찬스를 이어줬다.

삼성 선발 루넬비스 에르난데스(5이닝 6피안타 3실점)는 국내 무대 첫 데뷔전에서 긴장한 탓에 제구가 다소 흔들렸으나 점차 안정을 찾은 끝에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등을 적절히 구사,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8회 등판한 정현욱은 9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빠져나오는 등 2이닝 무실점(탈삼진 5개)으로 뒷문을 잠가 세이브를 올렸다.

한편 이날 경기 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996년 데뷔 이후 삼성 마운드를 지킨 전병호 투수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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