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대전] 어떤 공연을 볼까?

입력 2009-04-02 06:00:00

경북문화대전엔 수많은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전통문화놀이 공연이다. 이번에 여러 시·군이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복원, 하나의 볼거리로 재탄생시킨 놀이들을 선보인다. 이런 전통놀이들은 자신들만의 문화적 색깔을 내면서 다른 지역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통문화를 재현한 공연엔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해봤다.

◆자인팔광대(경산)

일반에게 다소 생소한 자인팔광대는 경산 자인면에서 전해오는 민속가면극(탈춤)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로 지정돼 있다.

팔광대는 경산자인단오제 다섯마당 중 하나로 마을의 수호신인 한 장군의 뜻을 추모해 여원무를 춘 배우 잡희가 전신이다. 이때 8명의 광대가 판을 벌인다고 팔광대라 불린다. 보존회는 1986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8명의 광대가 같이 등장, 퇴장하지 않고 판을 벌이며 마지막엔 관중들과 어울려 한바탕 뒤풀이를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공처농요(예천)

농촌이 근대화하고 전통적인 협동 농업이 쇠퇴하면서 자연스레 농요도 소멸됐지만 예천은 원로들의 노력과 고증으로 공처농요를 지킬 수 있었다.

1986년 경북무형문화재 제10호로 지정된 이 농요는 모심기소리와 논매기소리, 걸채소리, 타작소리, 칭칭이 등 다섯 구절로 짜여져 있으며 다른 농요와 혼합되지 않고 이곳에서만 불린 순수성과 소박성을 지니고 있다. 보존회는 1992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각종 대회와 축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안동)

'하회가면'을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 가운데 하나로 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로 지정돼 있다. 보존회는 1973년 창립돼 5년가량 철저한 복원 작업을 통해 옛 놀이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이들은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예술축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외를 넘나들며 2천7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친 베테랑 중의 베테랑. 현재 김춘택 보존회장 등 인간문화재 3명, 전수조교 4명, 이수자 20명, 전수생 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원놀음(영양)

영양의 전통놀이인 '원놀음'은 마을의 남자들이 관장(官長)을 포함, 육방관속으로 분장해 관가의 행정을 즉흥극으로 펼치는 양반놀이.

2006년 영양고추축제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의 공연이 큰 호응을 얻어 2007년 보존회가 꾸려지면서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됐다. 기존 대본에서 탈피해 이희수 작가에 의해 새로운 대본이 만들어졌고 이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각종 행사에서 초청공연을 하면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월월이청청(영덕)

월월이청청은 영덕을 비롯해 동해 연안지역에서 전승된 여성 집단놀이의 대표 주자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쳐들어오니 경계하라'는 뜻으로 부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 데서 비롯됐다는 설과 달빛이 청청한 밤에 춤추고 노래하며 논다는 데서 기원했다는 설이 있다. 월월이청청은 현재 영덕지역 부녀자들로 구성된 '월월이청청보존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놀이는 대문열기나 재밟기, 실꾸리감기, 풀기 등의 다양한 하위 놀이들로 나눠져 강강술래나 놋다리밟기와는 차별된다.

◆문경새재아리랑(문경)

아리랑 하면 강원도 '정선아리랑', 전라도 '진도아리랑', 경상도 '밀양아리랑'을 떠올린다. 하지만 문경에는 유명한 문경새재 아리랑이 있다. 대중에겐 덜 알려졌지만 아리랑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보존회는 2001년 창립해 문경새재아리랑 예능보유자인 송옥자 회장을 비롯해 부녀자가 주축이 된 20명가량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행사 공연을 적극적으로 펼쳐 문경새재아리랑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십이령바지게꾼놀이(울진)

울진문화원 실버문화원의 35명의 단원들이 옛 12령을 넘나들며 상행위를 했던 바지게꾼들의 모습을 재현해 공연하고 있다. 옛 12령은 울진과 봉화를 연결했던 주 도로로 불영계곡 옆 36번 국도가 만들어지면서 점차 쇠퇴한 길이다. 조선 후기 때 지게꾼들은 이 길을 통해 각종 지역특산물과 곡물, 어류 등을 활발하게 실어날랐다. 그러면서 주막에서 자고 놀거나 산길을 다니며 노래를 불렀고 잠시 물을 마시거나 목욕을 하기도 했다.

◆순흥초군청 재판놀이(영주)

순흥도호부 시절 순흥에는 '초군청'이란 농군들의 자치기구가 있었다. 이 조직은 고을 토호세력들의 세력에 힘입어 하인배와 머슴꾼들의 행패에 민초들이 고통을 겪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재판과정을 극단 영주에서 놀이로 재현한 것으로 먼저 농악패들이 농기를 앞세우고 풍물 굿놀이를 행하고 초군들이 "치야 칭칭나네" 선창하면 초군들도 따라 부르면서 초군청 좌상과 부사를 지게에 태우고 한바탕 논다.

◆빗내농악(김천)

경북무형문화재 제8호인 빗내농악은 김천 빗내마을에서 전승된 놀이로 삼한시대 감문국의 나랏제사와 풍년을 비는 빗신제가 혼합돼 진굿(진풀이)의 농악놀이로 발전한 것이다. 전국 농악놀이가 대부분 '농사굿'인데 반해 빗내농악은 '진굿'으로 가락의 굿판이 명확하고 강렬하다. 보존회는 1961년 마을 무대에서 벗어나 전국 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빗내농악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산물도 보고 가세요"

이번 축제엔 다양한 공연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도 체험할 수 있다. 청송군과 울릉군 등 2개 군은 별도 부스를 만들어 특산물을 선보이기로 했다.

청송은 별도 부스에 청송사과와 청송 얼음골 황토메주된장 등을 내놓는다. 청송사과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청송군의 1등 효자 농산물. 해발 250m 이상의 청정 산간지에서 재배하는 데다 연간 평균 일교차가 12℃ 이상이 나고 일조량이 풍부해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얼음골 황토메주된장은 청송에서 재배한 햇콩을 옛 방식 그대로 사용해 담근 된장이다. 구수하면서도 짜지 않고 뒷맛이 달착지근한 것이 특징이며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청송의 새로운 특산품이다.

울릉군도 대표 특산물인 오징어와 호박엿, 각종 산나물 등을 선보인다. 울릉 오징어는 아침 일찍 출어해 당일 건조작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 오징어에 비해 신선도와 맛이 뛰어나다. 울릉 호박엿은 호박을 30% 첨가해 치아에 달라붙지 않고 담백한 것이 특징. 호박엿과 함께 호박빵도 함께 내놓는다. 이 밖에 명이나물과 부지깽이, 고비나물, 삼나물, 더덕 등 다양한 나물들도 판매할 예정이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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