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땀땀이 열정 담은 무명손수

입력 2009-04-02 06:00:00

무명에 직접 수를 놓은 생활소품은 보기에도 좋지만 건강성이 뛰어나 주부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아이템이다. 이런 무명 손 수(繡) 제품을 단순히 취미활동으로 만들다가 10여년의 세월 끝에 상품화한 주부가 있어 화제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사는 지지미(46'010-2015-4959)씨는 그동안 한올한올 땀과 정성을 담아 만든 무명 손수의 생활소품 20여 가지를 평소 알고 지내던 카페의 배려로 홀 한켠에 장식장을 들여놓고 전시, 판매에 들어갔다. 브랜드도 '마루'로 정했다. 비록 노력에 비하면 돈은 안 되지만 집에서 만들었던 자신의 작품들을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것 자체에 대해 커다란 부담감과 함께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게 그녀의 소감이다.

지씨는 "남에게 보여 드린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땀땀이 스민 열정을 알아봐주시는 분이 많아서 행복할 따름입니다. 내놓은 지 며칠 안 됐는데도 벌써 한 두 점이 팔리긴 했지만 목화가 원재료인 무명값이 워낙 많이 오른데다 한 작품을 만들 때면 다른 일은 접어둔 채 며칠을 매달려야 하는 등으로 열정을 쏟는 것에 비하면 적은 보상이지만 내가 만든 작품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간다는 것 자체에 행복감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짬짬이 만든 무명 손수작품에 대한 평가를 받고 스스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삶겠다는 각오로 손수제품을 시집보내기(?)로 했다"는 지씨가 이번에 선보인 작품은 프랑수 자수 이불, 야생화 이불, 야생화 누빔 방석, 야생화 방석, 쿠션, 티슈덮개, 홍차주전자덮개, 여행용 다기덮개, 냅킨, 행주, 향주머니, 찻잔 받침대, 냉장고 손잡이 덮개, 수납걸이, 손수건, 손거울 덮개 등 20여 종에 이른다. 모든 작품에는 복숭아'달개비'맥문동을 비롯해 12가지 야생화를 수놓아 편안함과 온화함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평소 홍차와 허브차 등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지씨는 야생화 등을 손으로 수놓은 홍차포트 덮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작품 마다에 손수로 들꽃을 심어 고급화했는데 한 작품을 만드는데 몇 시간(무명 손수건)에서부터 일주일(이불) 가량 걸린다는 것.

무명은 식물성 친환경소재로 땀 흡수를 잘하고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등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최근 들어 소비자들로터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무명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서문시장을 통해 무명을 구입하고 있는 지씨는 "지난 11월부터 지속적으로 무명 값이 올라 제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한다면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무명 제품의 건강성 때문에 취미로 시작해 직접 만든 소품들을 일상생활에 쓰다가는 주변에 선물을 줘보니 반응이 좋아 상품화를 계획했다는 지씨. 그 전에 십자수를 10여년 간 한 것이 손수에 빠지게 된 배경이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최신 기사